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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건해 Jul 31. 2024

중고 거래시 적어야만 할 내용들 2



3.확실한 사양

사진 촬영 단계에서 이미 한 얘기지만, 제품 사양을 사진으로 올릴 수 없을 때는 설명으로 적어야 한다. 사진만으로 설명이 안되는 제품의 특징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 이전에 더 중요하게 볼 부분은 정확한 제목을 다는 것이다. 위의 예에 쓴 것처럼 ‘닌텐도’ 따위로 부정확하게 쓰는 것은 최대한 피하는 게 좋다. 검색되기도 어렵고 유입도 힘들다는 건 둘째치고 자기가 파는 물건의 이름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 보이면 신뢰도가 급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브랜드를 알 수 없는 보세의류나 소품이 아닌 다음에야 이런 제목을 다는 사람이 파는 물건에 구성품이 다 있고 물건의 기능도 멀쩡하리라, 또는 문제가 있을 때 잘 대처하리라 기대하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물건의 이름을 정확히 모르겠다면 검색부터 해야 한다. 제품의 태그, 스티커 따위를 보면 일련번호가 나와 있으니 그것으로 검색해도 좋고, 구글 렌즈나 네이버 스마트렌즈 따위 이미지 검색 기능을 활용할 수도 있다. 그것으로 해결이 안 된다면 브랜드 이름 뒤에 ‘게임기’나 ‘가방’ 같은 카테고리라도 붙이고, 제품 태그나 스티커 자체를 찍어 올리자. 관심을 가진 사람이 알아서 검색할 것이다.


이름 외의 사양 정보로 가장 흔하게 들어가는 것은 제품의 크기다. 이 정보는 사진으로 올려도 괜찮지만, 해보면 한손으로 줄자를 잡고 다른손으로 촬영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줄자가 꺾이는 경우도 있고, 줄자를 잡자니 구도가 안 나오기도 한다. 따라서 크기는 설명글에 정리하는 편이 쓰는 쪽도 쉽고 읽는 쪽도 한눈에 보여 좋다. 그리고 신발이나 의류처럼 명확히 규격화된 사이즈는 아예 제목에 붙이는 게 중고 생활자들의 시간을 위한 에티켓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단 들어와서 다른 물건도 보기를 기대하는 판매자에게는 해당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신발과 의류는 규격상의 크기외에 실제 사이즈도 설명에 추가하는 편이 서로에게 좋다. 국가별로도 제조사별로도 같은 사이즈를 다르게 만드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같은 제조사 제품인데도 크기가 다를 때도 많다. 그러니 발볼이 넓다거나 오버사이즈가 잘 맞는다는 식의 설명도 가능하면 추가하자. 실제로 물건을 써본 사람의 설명이 달린다는 건 중고 상품의 매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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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사양은 만족스러운 거래의 근간이다)

의외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드는 사양으로 무게도 있다. 특히 등산이나 라이딩 장비는 죄다 사람 힘으로 감당해야 하므로 나처럼 한계나 통증을 느낀 뒤에는 히말라야 탐험가라도 되는양 10그램이라도 줄이려 애쓰게 되는데, 이 분야를 조금만 뒤적여보면 중고 상품 판매자는 물론이고 국내 유명 등산 브랜드도 장비 무게를 고지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니 무게를 측정할 수 있다면 가급적 이런 장비의 무게도 적는 것이 신뢰도를 높이기에 좋다.


그밖에도 서술할 특징이 많다면 주요 사항을 대략적으로 소개하는 편이 고객을 붙잡는 데에 도움이 된다. 가령 백팩, 토트백, 크로스백 3가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방이라든가, 흡입력 4000파스칼에 물걸레를 지원하는 청소기, GPS와 심박 센서를 탑재한 스마트워치라는 식으로 주요한 사양을 쓰는 것이다. 장점 서술과 경계가 좀 희미해지긴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사양 부분은 객관적인 정보 나열이라고 보는 게 맞다. 어떤 특징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그 특징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반대로 어떤 특징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빨리 다른 물건을 찾으러 갈 수 있게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불명확하면 실컷 팔아놓고 뭐가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고 항의를 들을 수 있으니 주의하자. 특히 가전제품이나 IT기기는 직구한 물건이라 전압이 다르다든가, 물걸레가 있는 청소기처럼 보이지만 아니라든가 하는 식으로 세세하지만 중요한 사양이 많으니 아예 아주 정확한 정보가 나와 있는 공식 사이트나 판매처, 혹은 리뷰 페이지를 링크하면 설명의 부담을 덜 수 있고 구매자의 위험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링크를 일일이 눌러서 대량의 정보를 확인하길 즐기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테니 구매자가 알아야 할 만한 사양은 직접 정리해두는 편이 낫다. 당연히 귀찮은 짓이지만 어쩌겠는가. 사람들은 모두 지쳐있고 원하는 것만 보기 마련이니, 물건에 꼭 맞는 주인을 찾아줌으로써 자원도 살리고 문제도 피하고 돈도 벌고 좋은 판매자도 되려면 수고를 들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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