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쇼핑을 '시작'하기 전에

by 메모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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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를 시작할 때 마주하는 불안감은 누구나 한 번쯤, 아니 매번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한다. '이걸 사는 게 맞나?' 혹은 '이게 최선의 선택인가?' 같은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결과'는 항상 미래에 있다. 결과에만 지나치게 포커스를 두다간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가 더 멀어지기만 할 것이다. 그러기보다, 나는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는 방향을 선호한다.

우리는 재화를, 특히 돈을 소비할 때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부담을 느낀다. 예를 들어,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강의를 듣거나 창업을 준비하기 위해 비용을 쓰거나, 혹은 단순히 옷을 사기 위해 돈을 쓸 때조차도, 그 소비가 곧바로 눈에 띄는 성과로 돌아올지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망설이게 된다. 하지만 사실, 소비란 미래를 보장하는 행위가 아니라, 현재의 나에게 더 많은 기회를 열어주는 과정이다. 그 지출이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그러한 경험이 모여 나를 성장시키고, 나의 가능성을 넓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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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소비의 결과가 예상과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은 분명히 나의 시각을 더 넓혀주고, 미래의 다른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닐 것이다. 실수나 실패 또한 중요한 배움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내가 한 선택이 올바른지, 그 소비가 가치 있는지를 너무 집요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오히려, 그 소비가 가져온 변화와 경험자체에 더 집중해 보는 것이 어떨까?

결국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때 소비는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나를 위한 투자다. 수많은 인터넷 창을 넘나들며 비교하다 자신도 모르게 날을 지새울 정도로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무엇을 시작하든, 구매하든, 혹은 떠나든, 어떠한 방향으로든 그 소비는 앞으로 '나'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라고 생각하며 오늘도 자주 가는 편집샵을 기웃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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