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말하는 세월호 - 고3수험생 유영석
'중학교3학년에 이 사건을 접했는데, 벌써 3년이 지났어요. 지금 제가 고등학교3학년이에요. '
현재 제일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수험생 유영석군의 인터뷰 입니다.
Q : 처음 이 세월호 사건을 접했을 때 심정이나 생각들이 어땠나요?
당시 중학교3학년에 접하면 솔직하게 게임이나 노는 쪽으로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거든요.'
A : 하루 이틀 일주일은 체감을 하지 못했어요.
뉴스가 계속 번복되니깐 본의아니 게, 이 기사거리를 멀리했거든요.
그런데 딱 일주일이 지나고 난 국어시간 후 부터 몰입 되었어요.
국어시간에 선생님이 내주신 숙제를 안 해오자 혼내시면서 장난스레 세월호에 관련된 말씀을 하셨어요.
Q : 어떤 관련된 말씀을 하셨나요?
A : 그 때 선생님께서 너는 배 안에 있었으면, 선장 지시 안 듣고 탈출할꺼라고요.
그러면서 그 사건에 관해 심각성을 일깨워주셨어요.
그 뒤로 몰입되서 제 일인마냥 잊지 않고,
제 위치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추모를 했어요.
Q : 아 그렇군요. 선생님이 참 고마운 선생님이다. 그죠?
할 수 있는 추모를 한다고 했는데,
영석군은 어떤 추모를 했는 지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있나요?
A : 세월호 관련된 물품등을 사면 세월호분들께 수익금이 전달된다기에,
팔찌와 가방에 다는 뱃지등을 저희반에서 각자 하나씩 다 샀어요.
제가 먼저 이 의견을 냈는데, 참 뿌듯했어요.
Q : 어떤 마음이나 감정에 끌려서 영석군이 행동한 지 궁금해요.
A : 앞전에, 국어시간에서 오간 짧은 대화에서 관심이 생기면서 든 느낌이 왠지,
하늘에서 지켜볼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이렇게 행동하면 좋아할 것 같았어요.
좋아하지 않을까요...?(웃음)
Q : 아직 동심이 작용하는 군요. 보기 좋아요.
그럼 옛날 영석군을 보았을 때, 지난 1000일 추모처럼 여러가지 행사등을 할텐데
학생들은 어떤 역할로 부담스럽지 않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 너무 많은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무거운 주제니깐 친구들과 이런 이야기는 다소 꺼려요.
슬픈 일은 당연한거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항상 우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잖아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굳이 무엇을 한다기보다 소박한거라도 작은 행동에서 부터
출발되니깐, 막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고 마음이라도 함께해도 좋다고
친구들이나 동생들에게 말 해주고 싶어요.
Q : 그럼요. 보태는 것 없이 마음 편히 기억한다는 것 또한 추모니깐요.
그럼 마지막으로 영석군이 바라 본 지금 현재 사회는 어떤 것 같아요?
진로고민도 좋고, 뭐 아무거나 연관지어도 좋아요.
A : 둘 다 혼란스러워요.
아직은 제가 어떤 사회다 단정짓기 힘들지만 공정하지 않은 사회 같아요..
현실적으로는 돈 이잖아요.
더불어 이번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비롯해 각종 비리들이 많았잖아요.
돈 밑에 사람이 있는 것 같은 게 슬픈 점 이지만 현실이니깐요.
뭐 또 의로운 사람들로 인해 바뀌겠죠?(웃음)
진로는 올 해 일단 수능부터 잘 끝내야 할 것 같아요.
Q : 그렇군요. 감히 말하자면 혼란스러운 생각의 형태를 영석군은 잘 풀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무튼 영석군 이번에 수능 대박나길 바랄께요.
귀한시간 내줘서 고마워요:-)
A : 네
여기까지가 영석군과의 인터뷰 였습니다.
물어보고 싶은 게 꽤나 많았는데, 질문을 조금 자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누군가의 부재를 대화한다는 것은 참 슬픈 일 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기억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친구에게 참 고마웠습니다.
청소년들의 관심에서 벗어날 것 같았던 제 예상은, 착각이였습니다.
오히려 소신있는 생각으로 행동하는 모습이 멋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나날들이 이어지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 사진 : 김상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