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칼퇴다!

400일 넘은 아이를 둔 회사원 아빠의 소소한 이야기

by 달뭉치

어느덧 육아에 뛰어든 지 400일이 넘었다.

처음엔 “낳아두면 애들은 알아서 커”라는 말에 ‘오 그런가 보군’이라고 생각하고는 주변의 어려움을 귀담아듣지 않았던 나를 돌아본다.

‘자식 사랑은 부모마다 깊이가 다를까, 아니면 같을까?’ 생각하다가도 수많은 부모들을 보다 보면 역시나 자식 사랑은 끝이 없다는 게 그 답인 것 같다.

결론을 낼 수 없는 해답들. 그것은 우리 삶에 큰 의미를 가져다준다고 생각한다.

가령 같은 것을 보고 느끼는 감정의 깊이라고 하면 누구에게는 깊게, 누구에게는 얕게 스며들어 그 사람만이 가지는 뿌리 중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 7:30분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한다.

세수를 하고, 면도를 하고, 머리를 감고, 짐을 확인하고, 아침으로는 사과 반 개.

집을 나선다.

수많은 사람을 목적지로 옮겨다 주는 이동수단 중 지하철을 이용한다.


잠깐, 우리 아이의 사진을 찾아보고는 아빠미소를 짓는다.

자식과 함께 하지 못하는 순간의 하루 중 이 소중한 찰나는 부모라면 다들 경험했을 것이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 또한 경험하고 싶을 것이고.


아빠가 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 어렵다는 시험관 시술을 몇 번을 했는지..

부모가 된다는 것은 책임감이 늘어나고, 아이에게 기댈 수 있는 단단한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며, 또 그 삶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기에 지금도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해가고 있다.

이 또한 정답은 없으리라.


어느덧 회사에 도착했다.

10년이 넘도록 이 회사에 몸담은 나는 이제 중간 위치에서 방향을 잡아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이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김 씨는 이쪽으로, 박 씨는 이 방향으로…

가족이 생기고 나니 아직 나이가 어린 직원들을 보면 “이 사람들이 나중에 내 아이의 나침반 역할을 하겠구나..”생각하며 존중을 더해 방향을 알려준다.

내 아이도 나중에 본인이 본인으로써 살아가는 데 의미를 느끼고 훌륭한 사회의 일원이 되었으면!


이쯤 되면 다시 한 번.

핸드폰을 꺼내 들어 아이의 사진을 보고 미소 짓는 걸 잊지 않는다.


9시부터 6시. 열심히 일을 하다 보면 어느덧 퇴근 시간이다.

아이와 있는 시간보다 훨씬 긴 시간을 업무 때만 마주하게 되는 직원들과 보낸다.

근로소득으로 벌이가 필요한 이상 이것도 사회생활의 일원이니 슬프지만 어쩔 수 없다.

‘다들 로또를 바라는 이유 중에 같은 이유를 가진 사람도 꽤나 되겠지..?’ 하고 생각하면서 가끔 로또를 사는 날도 있다.


회사원으로써 퇴근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정말 급하디 급한 업무가 있지 않은 이상 나를 위한, 그리고 가족을 위한 시간이다.


입사하고 몇 년 이상을 일에 매달려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칼퇴하지 않던 나에게 칼퇴의 소중함을 알려준 것이 와이프와 아이다.

개인시간을 항상 소중히 생각해 주는 와이프는 이제 야근하느냐고 자주 묻지 않는다.

오히려 자연스레 질문이 바뀌었다.

“오늘 저녁은 뭐 먹을까?”


와이프와 아이가 기다리는 집으로 갈 생각에 가벼운 걸음걸이는 그 발자국 소리도 작은 것 같다.

오늘도 칼퇴다!


세상 모든 육아 초보 아빠와 공감하고 도움이 될 수 있을만한 글을 적고, 가끔은 나름대로의 글도 세상에 내어놓고 싶다.


내 아들도, 내 글들도 무럭무럭 자라나 주변을 따뜻하게 해 주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