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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타는지성인 Feb 13. 2020

3.그대가 읖조리는 시는  영원뒤로 맴도는 에코

갑자기 스무 살이 된 것 같았다.

자유를 누릴 줄 몰랐던 자유의 책임은 생각보다 쓴 맛이었다. 스무 살은 재밌는 얘기가 없었고, 지루한 나이였다. 세상을 처음 나와 어디로 갈 줄 몰라하는 어린아이 같았다. 그러다 1학기가 금방 지나갔고, 올 것이 온 그 날의 나는 누구보다 최악이었다.

학사경고 성적표가 말해준 건, 20.5살을 가장 잘 말해주는 숫자였다. 숫자로 표현되는 종이 한장은 가장 객관적이지만 잔인했고, 나는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졌어야 했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무기력했다.

짧은 스물에 떠오르는 기억은 상흔뿐이라 나는 그때 조금 더 치열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래서 다른 기억으로 치환하면 좋아했던 가수, 친구들, 당시 쓰던 일기 등이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세 번째 가수는 에픽하이를 선택한 건 못난 스물을 쓰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 해, HOT와 god의 아이돌 랩이 아닌 정말 힙합을 하는 가수들의 랩의 매력을 처음 느꼈기 때문이다.

힙합을 대중적으로 알린 타블로는 재밌는 방송인이었다. 그때 랩을 좋아했던 사람들은 에픽하이를 별로 인정하지 않았던 느낌이 있었지만, 나는 그 의견엔 반대했었다.

그러니까 랩이 좋아진 건 에픽하이 3집이었고, 방송인 타블로가 좋았다.

3집에 수록된 좋아했던 노래들 fly, paris letitrain, yesterday..

를 뒤로 하고 입대를 했다.

동안 좋아했던 그들을 잇는 이야기는 제대 후가 된다. 4집은 2007년에 나왔었지만, 여건이 여건인지라 선임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자주 들었던 것 같다.

2007년은 원더걸스의 해였고 텔미는 텔미춤을 남겼고, 소희는 어머나를 남겼다.

이야기가 자꾸 새는 것 같지만 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다음에 있다.

에픽하이 4집은 에픽하이마저 못 뛰어넘은 앨범이며, 타블로의 천재성을 증명하는 앨범이 되었다.

나는 그 이후로 타블로를 그냥 가수로 생각하기보다는 한 명의 천재보게 되었다.

특히 Nocturne의 가사가 주는 날카로움이 좋았다.


`신은 죽었으니 미지뿐

널 죽인 죄의 목격자

고장 난 cctv뿐 걱정은 마라 변호사가 겁먹은 자라

증인 없인 어차피 판사조차 법정을 팔아`


그러니까 그 나이에 에픽하이는

내탓도 니탓 니탓도 니탓 그러니까 니탓!

이런 느낌이 주는 파괴력이 힘이 되었다.

2000년 후반대는 정통 발라드보다는 다양한 장르가 쏟아져 나왔고, 개성을 지닌 인디가수들의 노래들로 선택의 다양성을 주었다.

개인적으로 에픽하이는 YG를 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타진요로 고생했던 마음이 열꽃으로 감정이 터졌고 후 YG에서 나온 7집은 타블로답지 못했다.


그럼에도 다행히 에픽하이는 좋은 앨범을 냈고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이 자꾸만 앨범을 내

와 같은 고마운 숨을 들려주는 에픽하이를 응원한다.


에픽하이 베스트 3

1. Nocturne

2. Map the soul

3. 혼자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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