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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타는지성인 Feb 14. 2020

4. 돌아갈 수 없는 청춘
2020년의 우리들

우린 긴 춤을추고 있어 - 춤

바닥에 남은 차가운 껍질에 뜨거운 눈물을 부어 - 유자차

마음속에 뽑히지 않는 가시 같은 말에 아끼는 스웨터의 올이 나가 버린 날 - 잊어버리고 싶어요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행복해야 해 넌 행복해야 해 - 졸업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보편적인 노래를 너에게 주고 싶어 - 보편적인 노래

거짓말 같던 사월의 첫날 - 잔인한 사월


가사만 적어도 한 편의 글이 되는 노래를 하는 밴드가 있었다. 가사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계속 그들의 음악을 들었다. 노래가 좋아지는 순간은 대부분 주변 사람들의 추천을 통해 좋아졌는데 브로콜리너마저는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 밴드 이름이 특이해서 호기심이 생겼고, 앵콜요청금지라는 제목이 왠지 마음에 들어서 좋아졌던 것 같다. 2009년 이후부턴 인디가수라고 불렸던 가수들을 주변으로부터 많이 알게 되었다. 사실 인디가수중에는 실력이 있는 가수도 있었고 정말 자신의 색으로 하고 싶은 음악을 들려주는 가수들이 있었는데 브콜은 후자에 가까웠다. 그러다 알게 된 사실은 사실 메인 보컬은 계피라는 가을방학의 보컬이었고 내가 알게 된 건 한참 뒤 계피가 탈퇴한 후의 브콜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었다. 내가 좋아한 건 바로 지금 그 순간이었다.


아쉬운 것을 보내고 싶지 않아 계속해서 앵콜을 외쳤던 순간이 있었다. 언젠가 끝나야 하는 것을 잘 끝내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 걸까, 항상 타이밍을 놓쳤다고 생각할 땐 조금 빨랐나, 너무 늦었나의 후회를 반복하는 어른인 척하는 어린아이가 있었다.

그것 만큼 가소로운 어른이 존재했을까라고 생각했지만 그 타이밍을 잡는 건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힘이 든다.

문득 생각난건데 그나마 타이밍을 잘 맞추는 건 컵라면 익기의 타이밍이다. 

(면이 익는 시간의 타이밍은 너무도 중요하다. 라면도 잘 끓인다.)


담담한 목소리와 악기 연주로 청춘을 들려준다. 그리고 그들은 최근 앨범 <서른>을 발매하고 각자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언젠가 그들의 공연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청춘을 위로받고 싶었던걸까.

2009년의 우리들은 청춘이었을까.

그럼 지금 2016년의 우리들은? 2017년의 우리들은? 2018년의 우리들은?

잊어야 할 일은 잊어요. 잊을 수 있을까.

잊어버리고싶어요. 정말 잊고 싶은걸까.


그리고 아쉽지만 이젠 앵콜요청금지  


그들도 이하루를 위해 불태웠으니까.

돌아갈 곳을 위해 남겨둬야 할 에너지가 필요하니까.


오래, 오래 노래해주세요. 브로콜리너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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