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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타는지성인 Feb 15. 2020

5. 그 시절 모두의 아이돌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초딩의 일기에는 무엇이 쓰였을까. 그때 나는 무엇이 되고 싶었고, 무엇을 꿈꾸며 살았을까. 97년의 대한민국을 그렸던 영화, 벌새엔 그 옛날 내가 있었다.

사실 조금 억울하다. 나를 기억하는 것을 나의 기록이 아닌, 타인의 기록으로써 끄집어내다니.

그런데 이런 것들로 아주 사소한 것들을 조금이나마 기억할 수 있어서 조금 다행인가 싶었다.

영화나 음악에는 어느 흔적이 묻어 있는 것에 어린 날의 내가 있었다.

과거는 항상 나의 어린 아이다. 어제도, 한 달 전에도, 일 년 전에도

97년의 나는 어른인 척하는 아이도 아닌 그냥 아이였다.

영화 벌새는 크게 대한민국의 사건, 사고를 그렸고 작게는 한 개인의 세상을 그려냈다.

하지만 IMF가 터져서 가족이 힘들어하거나, 성수대교 붕괴로 소중한 사람을 덜컥 잃어버릴까 걱정하는 순간의 작은균열, 그 균열들이 하나씩 작은 세상을 하나씩 깨버리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큰 세상보단 작은 세상, 학교나 일상에서 일어나는 순간들이 중요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큰 세상은 내 작은 세상에 편입되는 순간들이 많아졌다.

 

97년은 엄청난 해였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라 기억에 많이 남아 있는지 그때 다녔던 등하굣길, 학교생활과 친구들과의 사소한 놀이들보다 중요한 건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어떻게 하면 쉬는 시간 10분을 재밌게 놀 수 있을까. 하교 후에 무엇으로 동네 친구들과 놀 수 있을까라는 큰 고민.

현재의 큰 고민은 퇴근길에 어떻게 정확히 집에 도착할때쯤 배달음식이 도착할 수 있을까.


엇보다 모든 초딩의 마음을 흔들었던 그때 그 아이돌들.

그중 최고는 우리들의 우상, HOT가 있었다.

하지만 S.E.S가 데뷔하자 시대는 변했다.

I'm Your Girl은 모든 초딩의 마음을 흔들어버렸다. 세기말에는 몇 가지 큰 혁명이 있었다.

HOT의 행복, Y2k의 헤어진후에,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는 순간. 

그중에 I'm Your Girl가 TV에 나왔던 순간 초딩의 용돈이 아이돌에 몰리기 시작했다.

다양성은 선택권을 주었고 여러 파를 나뉘게 하였다.

바다, 유진, 슈

특히 유진과 슈가 나뉘었고, 일부는 바다를 택했다.

나는 슈였다.

이후 젝스키스, 신화, 핑클, god 등 1세대 아이돌 그룹의 팬들이 몰리면서 아이돌 시장은 커졌다.

나는 그때 HOT와 SES가 좋았고, 핑클과 젝스키스는 일부 노래만 좋아했던 것 같다. (커플)

SES 노래를 더 좋아했던 건 그때 SM기획사의 노래가 더 잘 맞았던 것인가 싶기도.

왜냐면 HOT에 너무 익숙해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S.E.S는 핑클은 라이벌이었지만, 핑클 역시 놓칠 수 없었다.

그 때의 핑클에는 이진과 성유리가 인기가 많았던 것 같다. 어느 누구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더 고민했던 그 때 그 시절, 우린 모두 아이돌에 빠졌었고 아이돌이 되고 싶었다.


베스트3

감싸안으며

Love

너를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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