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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타는지성인 Feb 23. 2020

14.
난 그대로 제주도 같은 곳을 향했지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로 시작하는 멜로가 체질OST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는 여태껏장범준이 만들어 왔던 노래를 압도했다고 생각한다. 그냥 천우희라서 그랬던 걸까, 아니면 이 노래가 멜로가 체질에 어울리는 곡이라 그런 걸까. 멜로가 체질은 그렇게 샴푸 향을 남겼고, 장범준은 또 하나의 히트곡이 나온 것이다. 물론 드라마에서 천우희가 이 노랠 불러서 좋아진 것은 아니다. 천우희가 뭘 했어도 천우희를 좋아했을 것이고, 이 노래는 드라마 분위기가 너무 잘 어울려서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범준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장범준은 나오는 앨범마다 특유의 보컬과 이야기를 더해서 익숙함으로 공감할 수 있다. 비슷한 스타일의 노래 같다는 단점을 이야기의 힘으로 덮는다. 이렇게 공감이 많이 되는 노래를 불렀던 가수가 있었나 싶었다. 버스커버스커 1집 때부터 최근 곡까지 장범준이 만든 노래는 대부분 이야기가 있었다.


90년대 발라드는 대부분 하늘에서도 기다린다고 약속하고, 죽을 때까지 사랑한다고 하면서, 사랑했던 나를 떠나면 용서할 수 없다고 목숨을 걸었다. 시대가 변하면서 그런 가사들은 사라지고 있지만, 그래도 사랑을 위한 노래는 계속해서 존재한다. 계절이 바뀔 때도, 사랑을 시작할 때도 사랑 노래가 있고, 이별을 위한 노래도 있다. 

요즘엔 데이터가 쌓이니까 유튜브에서 자동으로 상황에 어울리는 음악이 뜬다. 요즘 나는 영상을 눌러 놓고 음악을 듣다가 취향에 맞는 곡이 나오면 플레이리스트에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나도 나를 잘 모르는데 이 데이터가 나를 잘 알아서 의존하는 게 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장점은 시간도 아끼고,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뭔가 인간성이 없는 느낌.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의 노래, 누군가의 가수를 소개받는 것을 선호한다.


이제 다시, 계절이 바뀌면 봄이 온다. 사실 언제부턴가 겨울보다는 봄이 어울리는 따뜻한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진정한 봄은 거리마다 벚꽃엔딩이 울려 퍼져야 한다. 장범준의 이야기는 내가 겪지 않았던 상황도 왠지 내가 주인공이 된 듯한 상황이 그려진다. 벚꽃엔딩은 그래서 봄과 같은 설렘을 주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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