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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타는지성인 Feb 26. 2020

16. 첫사랑 같은 노래가 있다.

말 한마디에 반했던 첫사랑 같은 사람이 있다. 예쁘게 말하는 사람은 주변을 따뜻하게 만드는 분위기를 만든다. 그런 말들이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무슨 말을 할지 호기심으로 기대되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거나 아니면 그런 글들을 쓰고 싶었다. 익숙한 피아노 멜로디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곳이 있었다. 노래 하나가 좋아지면 다른 노래들도 모두 좋아지는 가수가 있다. 에피톤프로젝트는 그런 가수였다. 곡 하나를 들으면 모든 노래가 궁금해지는. 그래서 그의 다른 노래도 들었다. 특별했던 건 객원가수를 쓰는데 토이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알게 된 가수가 심규선이었다. 심규선은 루시아로 활동하는 실력파 가수인데 에피톤프로젝트에게 더 고마운 건 바로 루시아를 알게 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가끔 그런 날이 있다. 왠지 여기에 뭔가 있을 것 같은 느낌. 또 그럴 때가 있다. 뭔가 발견할 것 같은 기분.

예감이란 이상하다. 어딘가 좋은 느낌이 들수록 좋은 일이 생긴다. 어느 날 그의 연주곡을 듣다가 가사보기를 눌렀는데 놀랍게도 가사가 있었다. 연주곡인데 가사가 있었고, 그 곡에 어울리는 글이 쓰여 있었다. 그 노래는 <봄날, 벚꽃 그리고 너>였다. 정말 제목이 다한 노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해, 벚꽃 핀 봄에 어떤 일이 있었길래 이런 아련한 예술을 남겼을까. 봄과 벚꽃은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요동치게 만들고, 그는 잊을 수 없는 명곡을 만들었다.


에피톤프로젝트는 특히 노래 제목을 잘 지었다. 내용은 지나치기 쉽지만 제목은 조금 다르다. 혹 할 수 있는 어떤 모든 게 담긴 그런 제목. 에피톤프로젝트의 좋은 감각이 돋보이는 제목이었다. 좋았던 순간은 늘 잔인하다,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편린일지라도, 내 잃어버린 기억.


첫사랑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하필이면 그때 그 시간의 무게를 담은 어떤 무언가를 쿡쿡 찌르는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을 주는 어떤 아련한 흩어짐. 또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라져 가는 그 무언가.


베스트3

나의 밤

우리의 밤

새벽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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