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한 잔이 생각나는 건 술집이 아니라 노래방이었다. 노래방에서 부르는 소주 한 잔의 시간에는 누군가에게 모두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나야 거기 잘 지내니. 나의 슬픈 감정에 파묻혀 지나간 옛사랑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슬프게도 상대방은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 여보세요 왜 말 안 하니. 말이 없는 수화기에 울고 있는 자기 자신에게 미친 듯이 외치는 순간 비로소 절실한 소주 한 잔이 생각난다.
시간은 항상 끝이 있고, 시간의 끝은 항상 예고치 않을 때 찾아온다. 10집을 마무리로 가수 은퇴를 한 그 노래는 BYE였다. BYE는 싸이와 함께 부른 노래로 10집 마지막 은퇴 노래였다. 임창정은 높은 정상을 오른 산악인 같았다. 한라산을 처음 올라갔었을 때 힘들었지만 정상에 섰을 때 정말 올라왔긴 했구나라는 느낌이 들어 신기했다. 그때 임창정은 정말 자신의 선택의 후회 없음으로 후련해 보였다. 당시 배우 활동과 병행하며 활동하던 그는 그렇게 BYE를 마지막으로 가수를 은퇴한다.
왜 시간은 항상 아쉬울 때 끝나는 걸까
Oh~나만 그런 걸까
왜 시간은 항상 행복할 때 끝나는 걸까
나에게만 그런 걸까
오늘이 아쉬워 잠 못 들고 한숨만 쉬다 잠이 들고
미련한 사람아 내일 아침에도 꼭 해가 뜰 거야
시간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너와 나의 시간이 다르다고 말했던 미생의 장백기처럼 정말 사람마다 시간은 다른 걸까. 시간은 정말 모두에게 공평한 걸까 공평하다고 하는 건 아닐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흐르며 우리는 다른 시간을 살고 시간이 다르게 사는 걸 알게 된다. 어떤 사람과 있을 때 시간은 항상 빨리 흘렀고, 행복한 시간을 느끼기엔 턱 없이 부족했다. 또 어떤 사람은 시간은 무한했고, 그 시간이 조금 더 빨리 가길 원했다. 어떤 공간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고, 더 나아가 어떤 나이 때에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같은 24시간이지만 실은 24시간이란 시간의 개념은 없을지도 모른다. 24시간이 모자란 선미처럼.
베스트3
Bye
나쁜 그대
슬픈혼잣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