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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타는지성인 Feb 29. 2020

19. 어떤 것을 원할 때  필요한 어떤 것

해외 음악은 가사의 뜻을 모두 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 좋아하는 노래 몇 개만 신경 써서 뜻을 보고 들었다. 확실히 좋아하는 노래에 가사를 더하니 더 절절했고 좋아졌다. 우리 말과는 다르게 했어~ 했다~ 가아니라 love, kiss, memory로 끝나서 그런가 보다. 그래서 가사보다는 멜로디나 음색이 마음에 들면 들었던 것 같다. 외국 음악영화를 보면 노래를 부를 때 배우의 표정과 감정을 따라가기보다 자막을 보는데 치중한다. 그래서 좋았던 음악영화를 반복하다 보면 그제야 감정과 표정이 보였다.


잘 모르는 가수였지만 2017년 4월 현대카드슈퍼콘서트로 그들의 내한이 확정되고, 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 티켓팅은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몇 번의 시도 끝에 겨우 티켓 한 장을 구할 수 있었다. 아는 노래를 만들기 위해 내내 그들의 노래를 들었다. 그러니까 한 5개 정도 유명한 노래들만.

정말 음악이 좋다면 내가 모르는 음악을 라이브로 처음 듣는 순간도 좋아하니까 좋아하는 노래 5개 정도면 됐다고 생각했다. 공연은 한마디로 환상적이었다. 그동안 몇 번의 공연장을 갔었지만 지금도 콜드플레이의 퍼포먼스를 따라갈 공연은 없었다. 그만큼 콘서트에 많은 돈이 들어갔을 거라고 본다. 그래서 아깝지 않은 공연의 기억은 기분 좋음, 화려함, 즐거움, 슬픔 등이 있었다.


2014년 4월 16일은 세월호 사고가 있었다. 사람들은 노란 리본을 통해 그때 무능함, 무기력을 기억했었다. 그런 큰 사고가 있었어도, 나와 멀어지고 한 해 한 해 쌓일수록 무뎌지면 말을 꺼내기가 힘들어진다. 사과를 하고 싶어도 막상 상대에게 타이밍을 놓치면 사과를 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누군가의 말과 행동, 타이밍이 중요한 것 같다. 공연은 4월 16일과 17일이었고, 그 날 세월호를 잠시 잊고 두근거리는 맘으로 콘서트를 갔던 많은 사람들. 그때 많은 사람들은 세계적인 해외 아티스트의 공연에서 그의 배려를 통해 세월호를 기억할 수 있었다. 픽스유. 옐로우.


Something just like this는 거의 공연 마지막에 불렀다. 이 노래를 처음 공연에서 들었는데 좋아서 가사를 봤다. 가사 내용은 엄청난 힘을 가진 영웅이 되는 게 아니라 단지 키스만을 원한다는 내용이었다. 두두두 두두두두두두두. 어떻게 이런 가사가 나올 수 있을까란 고민과 그래서 가장 개인적인 게 세계적이 됐겠지라며 생각해본다. 우리가 비극에 마주 했을 때 필요한 것은 단지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들은 그들의 노래로 슬픔을 공유했고 우리는 공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다. 슈퍼 히어로는 가끔 필요한 존재이지만, 가끔 슈퍼 히어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모르겠다. 슈퍼 히어로는 사실 가장 외로운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스파이더맨처럼. 스파이더맨보다는 역시 정말 필요할 때 바로 옆에 의지할 수 있는 사람. 그 한 사람이면 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그 외에는 어떤 것이 필요한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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