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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타는지성인 Mar 15. 2020

34. 개리와기리

지나간 날은 모두 뒤로, 개리와 기리, 리가 두 개 그래서 리쌍 아주 단순하게 또 화끈하게 선글라스 끼면 리쌍이 되는 리쌍해체했다. 아 정말 좋아했는데 더 이상 이 둘이 만든 음악이 나오지 않을 거라는 게 너무 슬픈 일이었다. 영원한 건 절대 없어라고 불변의 진리를 말했던 지디의 가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렇지만 나는 그런 불변의 진리를 거역하고 리쌍을 영원히 기억하기로 했다. 어떻게 기억하기로 했냐면 노래방에서 리쌍을 부르기로 했다. 리쌍의 노래지만 윤도현이 80%가 차지하는 someday와 그리고 가 웃고 있나요 모두 거짓이겠죠의 슬픈 가사를 부르는 광대가 있다.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가 아마 광대를 만들었을까. 무대 위에서 올라 서기 전 웃고 있는 분장을 하는 광대를 상상하게 만드는 슬픈 노래는 우릴 시험하는 이력서 같고, 한참을 취업에 걱정하고 있을 때, 힘들고 실패의 생각이 났을 때 더 와 닿았던 노래였다. 그런데 그런 노래가 신나니까 역시 슬플 땐 힙합이다.


리쌍은 진짜 최고야, 최고였어라고 말할 수 있는 노래는 리쌍부르쓰다. 리쌍부르쓰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들었었는데 정말 분위기가 압도할 수 있는 노래가 이런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노래였다. 오러빙유 수줍은 미소 길엔 있었고, 러빙유는 정인도 알리는 노래였다. 리쌍의 노래야 뭔들이겠지만 리쌍부르쓰같은 분위기의  노래는 당연한 말이지만 리쌍만이 만들 수 있고 리쌍도 두 번 다시 나오지 못할 노래였다.


아 한 시대를 캐리 했던 개리와기리를 이제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예능에 한참 나오기 시작하기 전에 둘은 엄청난 카리스마로 가요계에 있었던 것 같은데 길이 예능에 나오자마자 개그 캐릭터가 되었다. <행복을 찾아서>라는 노래에 개리의 어머니는 개리보고 길은 예능에 나오는데 너는 안 나오냐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는 내용을 담는다. 결국 둘은 각자의 위치에서 예능의 가면을 쓰고 나오던 게 불화의 시작이었을까. 당시 길이 예능에 한참 들어가 있을 때 에픽하이의 <트로트>에서는 길을 언급하면서 리쌍이 돌아오길 바라는 홀로 남은 개리형처럼 길이 없어라는 가사로 개리의 심정을 담았다. 그렇게 개리만 돋보였던 리쌍이 길이 없어 헤매었다. 리쌍은 사라졌지만 둘은 다시 길을 찾았으면 좋겠다.


베스트3

리쌍부르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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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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