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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타는지성인 Mar 31. 2020

50. 05학번 is Back

최근 유튜브에서 엄청난 채널에 빠졌다. 바로 피식대학의 05학번과 08학번이 나오는 콩트였다. 정말 배가 아플 정도로 웃었다. 정신없이 웃었다. 완벽한 웃음이었다. 나는 싸이월드나 당시의 오글거림의 감성이 있는 유머를 좋아하는데 이 채널은 그런 부분에서 완벽했다. 2020년인 지금 정확히 15년 전의 상황을 능청맞게 연기하는데, 마치 05년의 귀신이 접신한 것처럼 당시를 재연한다. 아 그때 그랬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복장과 말투, 과장된 몸짓과 표정은 싸이월드나 흑역사가 가지는 사진의 웃음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2005년은 많은 것이 변했던 해였다. 우선 나는 20살이었고 사람들은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멋을 부렸던 것 같다. 처음으로 왁스도 바르고 머리도 많이 길러보고 술도 마셨다. 기분에 따라 싸이 BGM을 바꾸는 건 필수였다. 일촌평이랑 방명록 같은 것으로 나를 알리는 데는 싸이만 한 게 없었다. 사이버 세상에서 나오면 친구들이 있었다. 고등학교 때와는 달리 어색한 듯한 어색하지 않은 그러나 어색함으로 만났던 친구들은 모두 멋을 부렸지만 사실 멋은 없었다. 다들 관심사도 달랐고 취미도 달랐는데, 어떤 친구는 술자리를 굉장히 좋아하고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부러웠다. 다른 한 명은 그렇게 어른으로만 보이던 여자 선배를 사귀더니 당시 함께 다니던 무리에서 잠시 벗어났다가 다시 돌아왔고, 한 명은 통학을 해서 매일 수업이 끝나면 바로 집으로 갔다. 사실 통학하는 친구는 여자 친구를 보러 간 것이었다. 우리랑 놀 시간보다 여자 친구를 더 보고 싶었겠지.


응답하라 시리즈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나는 응답하라 2005를 바랬는데, 아직 나오지 않은 건 너무나 아쉽다. 

물론 그 전 시리즈와 이야기가 겹치긴 하겠지만 나름 대한민국 역사의 굵직한 사건사고를 함께 보며 자랐던 세대다. 고증을 뒷받침할 수많은 자료가 싸이월드에 있고, 거기에 수많은 명대사와 명언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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