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하루 (2016, 한국, 김종관)
-장면
거짓말 같이 자신의 거짓말로 괴로워지는 하루를 보낸 여자는 낮 동안의 모든 최악의 하루를 보내고 홀로 앉아 있다. 여자는 영화처럼 우연히 낮에 만났던 일본작가와 마주친다.
남자와 여자가 남산을 걷는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한국여자, 그리고 일본남자가 어색하게 영어로 대화하며 걷는다. 남자의 한국의 기억에 대해, 여자의 이름에 대해, 연극에 대해, 거짓말에 대해, 다시 남자의 일본어에 대해.
거짓말로 최악의 하루를 보낸 여자는 연극을 할 때는 진심이지만, 연극이 끝나면 거짓말일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럼 지금도 거짓말이겠네요라고 묻는 남자.
여자는 자신은 거짓말을 잘 하지만 영어로 거짓말 하는 것은 어렵다며 웃는다.
일본 남자는 처음으로 해피엔딩을 상상하며 여자가 알아듣지 못할 일본어로 해피엔딩을 말해준다.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입니다, 주인공은 행복해질 거에요"
단상 -
하루에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하며 하루를 보내는지 모르겠다. 이 영화에서 여자는 그동안의 연극이 들통나면서 곤경에 빠진다. 등장인물은 모두 개성 있는 특색을 가졌다.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사람들이 각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바로 이 때문에 이 영화가 재밌으며, 빠져드는 이유다. 잘 써 놓은 단편소설이 있다면 이런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어떤 언어라도 문학을 접하게 될 때, 언어의 힘이 생겨나는 것이 느껴지는 영화였다. 말은 말로써 사라지겠지만 어떤 말은 최악의 하루에 대한 달콤한 보상을, 어떤 말은 가장 좋았던 하루의 최악의 기억을 남기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남자는 작가로서 언어의 진솔함을 보여주었다는 점과 반면 여자는 연기자로서 진심을 다해 거짓말하는 연극을 보여주었다.
마지막 장면은 인상적이다. 한 여름에 한 겨울을 상상하게 만드는 힘을 보여준 영화 최악의 하루의 해피엔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