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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운 Feb 12. 2023

글, 수업, 2월

금요일 저녁에 글쓰기 수업을 듣고 있는데, 조금의 고민 끝에 토요일에도 글쓰기 수업을 등록했다. 물론 금요일 글쓰기 수업을 등록할 때도 많은 고민을 했었다. 토요일 글쓰기 수업 강사님은 이렇게 말했다. 글쓰기는 혼자 하는 것이지만 마감을 위해서는 함께여야 한다고. 나는 테넷처럼 먼저 그 얘기를 들었던 모양이다. 시간의 역순재생으로 나는 토요일 글쓰기 수업을 신청했다. 그리고 그 말을 듣자 역시,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토요일 수업 등록은 최근에 혼자 쓰기보다는 함께 쓰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의 추천이 컸다. 사실 금요일 수업을 5번 정도 진행한 것 같은데 2번밖에 나가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 토요일도 신청했으니 얼마나 비효율적인 시간관리인가 싶었다. 그럼에도 한 번만이라도 이러한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신청부터 했던 것이 크다. 참여를 못해서 돈을 날린다는 간절함과 그래도 마감을 맞춰서 등록은 해야 해라는 압박감이 글을 쓰게 만든다.     


금요일 수업과는 달리 토요일 수업은 다소 편한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이것은 테이블 구조보다는 공간의 분위기의 차이가 큰 듯하다. 강의실 같은 곳에서 진행되는 금요일 수업은 그것대로 장점이 된다. 뭔가 한 마디라도 집중해서 말하고, 듣고, 생각하게 된다. 토요일 수업은 조금 더 편했다. 다른 독서모임을 할 것 같은 스터디룸같은 곳에서 강사님도 조금 더 편한 분위기를 원한 듯 분위기를 풀어주었다. 또한 작가로 당선된 지 얼마 안 된 신인작가이기 때문에 더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했다. 하지만 꼭 그렇진 않다. 그 사람은 문창과를 나왔기 때문이다. 글을 쓸수록 문창과를 나온 사람들이 대단하단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는 돌아가면서 읽고 왔던 소설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처음 소설을 배우려고 온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소설을 배우고자 했을 때 들었던 생각들을 다른 타인에게 듣는 게 재밌는 포인트였다. 사람들은 단편소설이 말 그대로 한 두줄로 요약되는 것인데 분량을 이렇게 쓰니 대단하다 뭐 그러나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는 모르겠다. 어렵긴 하겠지만 그래도 나도 이 정도는 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들을 나누어 주었다. 나도 물론 그런 생각을 했다. 이 정도는..이라고 

이 생각이 첫 합평으로 무참히 깨졌다. 나의 이야기는 10장에 담기엔 너무나 작은 것들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한 가지에 집중했어야 했다. 저 사람도 소설을 배우는 동안 이렇게 깨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란 생각이 들었는데 결국 나는 얼마나 깨져야 할까라는 생각에 뭔가 아득해진 느낌이 들었다. 잡으려고 해도 잡지 못하는, 결코 잡히지 않는 

어렵다. 얼마나 써야 내가 읽고 잘 썼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 그들이 10,000시간을 썼다면 나는 100시간은 썼을까, 아마 그렇게는 안 했을 것 같다. 엉덩이가 매일 떠있다. 앉아 있어도 고민보다는 미디어가 더 편한 날이 많다. 수업도 두 개나 늘었으니 압박감도 두 배가 되었다. 이제부터는 정말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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