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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운 Jan 29. 2023

1월의 안부


안부를 보내려고 하는데 안부를 전한다면 무엇이라 전하는 게 좋을까.

인사를 잘하지 못하는데 안부라 하면, 함께 지내다 지금은 만나지 못해서, 그 사람이 편안한 상태인지 오래간만에 물어보는 그런 것일 텐데.          


거리나 마음이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그 사람이 잘 있는지 염려하는 마음이 지금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카톡이 있으니까. 또는 SNS에서 볼 수 있다거나. 그리운 그 때로는 돌아갈 수 없거나, 돌아올 수 없거나 하는 생각들.          


오늘 하루는 평범한 하루를 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밖에서 밥을 사 먹었고, 나가자마자 신발끈이 풀린 지 한참을 모르고 걷다가 풀어져서 녹은 길바닥 눈에 더러워진 신발끈을 뒤늦게 확인하고 왜 풀렸을까 하고 묶었다.     

출근 시간이 한 참 지난 분당선은 환승시간이 늦는다는 걸 새삼 느끼면서 한참을 기다렸다. 전자책을 잠깐 읽다가 요즘 빠져 있는 간단한 폰 게임 3번을 하는데 상대의 기가 막힌 수에 간발의 차이로 진 것을 안타까워하며 곧 올 다음 지하철의 위치를 확인하니 전 역까지 온 것을 볼 수 있었다.     


휴가임에도 불구하고 사무실에 가야 했던 그날 하루는 명절 연휴라 사무실의 사람이 텅 비어 있었다. 최대한 빨리 정리를 하고 17시쯤 사무실에서 나오면서 노래를 듣고, 몇 시간 전 지겹도록 오지 않던 지하철을 다시 기다리는 일, 그리고 집으로 가는 길. 아무 일 없이 집에 가려다가 햄버거집을 들렀다. 버거는 슈비버거가 맛있지만 슈비버거를 팔지 않는 맘스터치에선 치킨버거를 골랐다.     


복싱을 이제 16번 갔다. 처음으로 스파링을 했는데 상대를 때리지 않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그래서 할 수 있었지만, 때리지 않음에도 날아오는 펀치는 무서웠다. 라운드별로 다른 사람들과 돌아가면서 했는데 어떤 한 상대는 내게 파고들면서 코너로 몰았다. 파고드니까 무서웠다. 그리고 돌진하는 상대의 무서움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무방비로 맞는다면 나는 기절을 하겠지.       

   

그리고 최근 한참 빠져 있는 글쓰기 모임에서 온라인으로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무슨 글을 써야 할지 모를 때, 이런 글쓰기는 아무 의미가 없지만, 생각을 정리하기엔 좋다.

그리고 잠깐의 휴식을 취하면 오늘 하루는 끝나겠지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 순간에 나는 겨울이 지나면 무엇을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이 좋진 않은데, 엄청 추워질 때마다 금방 끝나버릴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가능하다면 오래오래 남아 있어라


사실 아주 가끔은 내게도 운이 따라주는 기분이 든다. 이렇게 생각하면 정말 운이 따라와 줄 것만 같아서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을 이야기를 하고 싶다. 무엇이 있을까,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일과 건강과 그리고, 그래서 좋아하는 것들을 계속 만들어가는 것.


그래서 너는, 좋아하는 것들을 계속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야?


나는 노력 중이야 일도 건강도, 좋아하는 것들을 계속 만들어가는 것도. 지금은 뭘 좋아하는 걸까. 아마 거기에는 충분한 사랑이 필요할 거야라는 이야기를 괜히 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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