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운 Jul 30. 2023

재밌는 것을 떠나보내는 방법 가오갤 3 후기

기억을 잃어도 우리는 여전히 사랑할 수 있을까?

완벽했던 엔드게임 이후로 엔드게임 2라고 볼 수 있을 정도였다. 가오갤 3은 마블의 향수를 다시 자극할 수 있었다. 가오갤 3 개봉 후 뉴스에선 그동안 마블에서 볼 수 없었던 찬사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가오갤시리즈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영화 역시 제임스건 감독이 펼쳐내는 특유의 유머러스함이 돋보였다. 거기다가 마지막이라는 영화 특성상 메시지면에서 작지만 큰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영화에서 기억과 사랑이라는 메시지에 집중하기로 했다. 

가오갤 3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각자 사랑하는 방법이 돋보였다.

나쁜 개라고 말하지만 실은 그게 아니었던 점, 멍청하다고 욕하는 것을 눈물을 보이며 막아주는 모습, 냉정해 보였던 네뷸라에게 사실은 검은색 눈동자가 보인다는 점, 로켓을 살리고자 하는 모두의 노력과 마지막 그루트의 메시지였던 사랑까지 볼 수 있었다. 사랑은 이런 식으로 각자의 마음속에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자극시킨다.


나는 가오갤 3를 보고 사람의 기억을 지우더라도 여전히 그 또는 그녀를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메시지를 선보였던 이터널선샤인을 떠올렸다.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가디언즈 멤버와는 달리 피터는 여전히 가모라를 그리워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연히 피터는 가모라를 만난다. 그러나 가모라는 피터를 기억하지 못한다.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가모라의 기억을 피터는 살려내야 한다.

피터는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가모라를 보며 여전히 나와 사랑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가모라의 기억엔 그는 없다. 그와의 기억이 없는 가모라에겐 현재의 삶이 더 중요한 시간이다. 영화의 끝마침에서야 가모라는 피터에게 우리가 함께였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대사가 있었다. 가모라는 그에 대한 기억이 없는데도 왜 그녀가 그를 좋아했는지 선명하게 보여준 대사였다. 그리고 그 말을 듣고 나서 피터는 더 이상 집착하지 않는다. 흘러간 시간은 말 그대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가오갤3의 메시지였다.



모든 것은 끝이 있다. 재밌는 건 계속 재밌는 것이니까 계속 되어야 할 것 같은데 끝이 난다. 좋았던 기억만 있으면 좋겠지만 살다 보면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살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겪게 되는 상실이 주는 의미가 계속해서 변화하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어떤 단어가 계속해서 변하는 것처럼 말이다.



가오갤은 이렇게 마침표를 맺었다.


영화나 책에서 보이고 있는 메시지 중 하나는 다정함과 연대다.

이 가치엔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한산 후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