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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타는지성인 Jan 07. 2020

어제의 가능성을 후회하고 내일의 가능성을 희망하는 것

서울구경, 일정한 리듬과 속도가 편안을 주는 하루

일정한 리듬과 속도가 편안을 주는 하루.

그런 하루는 차곡차곡 익숙함을 쌓아 왔기 때문에 소중하다.

하루의 변화가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지만, 꾸준함을 만드는 하루의 에너지는 의외의 특별함을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익숙함은 곧 특별함의 가능성을 계속해서 만들어낸다.

사실은 특별하지 않아서 소중하지 않은 것은 세상에 없을 것 같다. 아마도 그런 소중함을 모르는 하루는 하루를 무사히 살았다고 하더라도 약간은 불행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서울구경은 특별함과 익숙함을 동시에 그려냈으며 각 인물들의 심리와 태도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짧고 간단한 대화로 인물들의 각자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게 해 주었던 점이 어쩌면 모든 사람들, 그리고 나의 처지와 닮아있었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이야기이거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한번 더 처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어쩌면 현재 내가 여기 있게 한 가능성의 결과를 돌아보게 하는 걸 보면 역시 이야기의 힘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처음 직장은 우연히 서울로 시작하게 되었다.

뽑아준 곳이 서울이었다. 고민도 없었던 것 같다. 아마 붙었으니까 가게 되었고, 광고 관련 일이라 재밌을 것 같아서 무조건 회사로 향했다. 그리고 거기엔 서울인 이유도 컸다. 처음에 일을 빠르게 관뒀다면 지금껏 내가 여기서 살고 있을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직장이 없는 타향살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회사를 관둔다고 해도 월세를 내면서 남은 통장 잔금

이 불안했기 때문에 모두 떨어지기 전에 취직을 했어야 했다.

건대역 근처에 살면서 좋았던 점은 지하철로 가는 시간 중 마지막 뚝섬유원지를 지날 때였다. 그 구간에선 하늘의 해가 강물에 비춰 아름다운 지하철 풍경을 만들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에 같이 있는 사람들도 어쩌면 그 풍경을 사랑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서울살이 어떤가요 라고 시작했던 빨래 뮤지컬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풍경이 안타까웠다기보다, 모두 각자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풍경때문에 그 뮤지컬이 좋았다.

지나온 서울은 나에게 무슨 가능성을 후회하게 했을까.

오늘 서울은 내게 어떤 미래의 가능성을 희망하며 살아가게 될까.

그냥 이런 풍경들의 생각이 들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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