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요. 남 : 네 행복할겁니다. 행복해야돼요. 여 :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남 : 지금 당장 뭘 하고 싶죠? 여 : 글쎄요. 저기 저 멀리 보이는 강다리까지 걸으면서 생각해볼까요? 남 : 저기 저 멀리 보이는 강다리를 걸어가는동안 행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 있을 것 같군요. 여 : 그런데 걸음이 빠르지 않나요? 남 : 그럼 좀 쉬다가 갈까요. 행복을 찾기 위해? 여 : 네 여기에 잠깐 앉아서 고민해보죠.
남자는 한동안 멍하니 강물을 본다. 숨 죽인듯 조용한 시간은 다양한 소리를 듣게 만들고, 침묵을 깨고 싶지 않았던 둘은 그 시간을 서로 기다리며 즐겼다. 한번쯤 그런 행복을 고민해보고 나는 왜 이렇게 불행한가 내 인생은 왜 이렇게 구질의 끝을 갱신하냐라며 술에 취하고, 눈물을 흘리고, 노래를 불러도 변함이 없는 일상은 지속되었다. 마치 뭔가 대단한 발견을 한 중세의 과학자처럼 감탄사를 크게 내뱉은 그녀는 아라는 말과 그 뒤를 이은 말로 내게 영감을 주었다.
여 : 그러니까 행복은 가까이 있진 않은 것 같아요. 남 : 바로 그겁니다. 우리는 불행합니다. 여 : 아니요. 불행하기는요. 행복은 멀리만 있는 것뿐이에요. 남 : 그게 불행아닌가요? 여 : 불행처럼 보이는거겠죠? 남 : 무슨 말인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답을 찾은 것 같군요. 그럼 저 멀리 있는 강다리까지는 걸을 필요가 없는건가요? 여 : 어떡할까요? 남 : 힘이 들겁니다. 가까워보여도 2-3km는 될겁니다. 여 : 그럼 얼마나 걸리는거죠? 남 : 30분 정도는 걸어야 할 거리입니다. 여 : 걸을만한데요. 남 : 춥진 않으세요? 여 : 이렇게 싸메서 왔는데 추워보여요? 남 : 답답할정도로 따뜻해보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읽었던 책중에 행복과 사랑에 대해 고민하게 해 준 책이 있습니다. 여 : 갑자기 사랑? 아무튼 좋아요 무슨 책인가요? 남 : 행복과 사랑은 가깝습니다. 아무튼 그 책은 너무 유명해서 읽어 봤을 것 같습니다. 여 : 뭐죠? 맞춰보고싶은데요 혹시 알랭드보통? 남 : 아뇨 그냥 말하겠습니다. 에밀아자르의 자기앞의 생입니다. 여 : 아 그 책 잘 알죠. 제 인생 책이에요. 남 : 그럼 제가 무슨 얘기할 지 잘 아시겠습니다. 여 : 아뇨. 책은 알아도 그 쪽 생각은 모르겠네요. 남 : 저는 그런 책은 처음 봤습니다. 그러니까 문장 하나하나를 모두 필사하고 싶을 정도로, 모두 흡수 하고 싶을 정도로 그런 부분이 행복이고 사랑인 것 같습니다. 여 : 모두 가지고 싶은 마음인가요? 남 : 그런 부분도 있겠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어쨋든 그런데 그 소설의 주인공들은 모두 불행한 것 같습니다. 여 : 왜죠? 남 : 나이들고, 병들고, 죽음에 가깝고, 늘 무서워하고, 태생을 모르고. 그게 불행해보였는데.. 여 : 그런 책에서 행복과 사랑을 봤나요? 남 : 이상합니다. 불행한데, 왜 그들이 부러울까요. 여 : 행복한 법을 알아서, 찾아가는 것을 봐서 그런거 아닐까요? 왜 모모는 하밀할아버지에게 사랑에 대한 질문을 하잖아요. 남 : 그 나이에도 사랑하는 법을 알려고 하는 모모가 부럽습니다. 저는 사실 아직도 사랑에 대한 질문이 어색합니다. 여 : 모르면 어때요. 평생 찾는 사람도 많을거에요. 남 : 죽기 전에는 찾아야겠군요.
행복과 사랑을 고민하며 읽었던 책이지만 남자는 말 했던 내용이 맞는지 궁금했다. 그러나 곧 내용의 확신보다 대화의 느낌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다.
여 : 벌써 다리 근처네요.여기서 빠질까요. 남 : 네 그러시죠. 여 : 여기서 더 들어가면, 정말 괜찮은 맥주펍이 있어요. 행복한 고민을 위해 한 잔 하고 갑시다. 정말 맛있을거에요. 남 : 사실 저는 맥주 맛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여 : 에헤이 일단 한 번 마셔보고 그 생각을 고민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