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는 이야기를 품는다.

by 성운

낯선 동네 서울 이 곳은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여긴 사람과 사람의 최소한의 간격으로 많은 곳을 지나친다.

일상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이 그렇다.

물론 그 속에서 각자 하고 싶은 것들을 한다.

주로 시선을 폰에 두며 최대한 주변을 의식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 간격을 지키며 하루를 보낸다.


생각해보면 서울이 내게 주는 동네도 그런 느낌이었다.

새롭게 정해진 집으로 가는 길은 며칠간은 낯설다가, 이내 익숙해진다. 가끔 다른 길로 걷겠지만 대부분 같은 길을 걷는다. 그렇게 같은 길을 걷는 시간이 쌓이면 금방 그 동네를 떠야 하는 시간이 온다. 현실에 맞는 동네를 갔다가 떠나야 할 때면 다시 현실에 맞는 동네를 찾아야 한다.


떠날 때가 오면 익숙했던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진다.

괜히 안 갔던 길로 돌아가 보면, 언제 이런 거리가 있었는지 가게들이 즐비했었는지 새삼 놀랍다.

내가 몰랐던 시간 동안 이들도 어떤 시간을 보냈을지 생각하면 괜히 동네를 떠나기가 아쉬워진다.

떠나야 하는 동네와 다시 살아가야 할 동네가 주는 상황은 언제나 만남과 이별 같은 감정을 준다.


내가 태어나 자라왔던 동네, 그곳은 고향이라 불린다.

내가 떠나고 다시 떠나도 남아 있는 그 동네는 언제나 거기에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계속 남아 있을까?

내 키가 변하고, 생각이 변하고, 좋았던 것과 나빴던 것들이 계속 바뀌어가는 순간에 물리적인 공간과 내가 크고 자랐던 시간과 공간의 추억들이 머무른다면 그곳일까?


어느새 익숙해진 새로운 동네도 많은 사람이 살고 있다.

다시 이별로 시작되는 이야기.

동네는 이야기를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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