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여행, 뜻밖의 만남이 채우는 따뜻한 이야기

예상치 않은 곳에서 만난 열정, 양평 핑크뮬리 명소에서 얻은 에너지

by 혜원

새로운 핑크뮬리 정원에서 피어난 이야기

인생은 길 위에서 만난 인연과의 추억이 겹겹이 쌓이며 만들어지는 것 같다. 이번 양평으로의 여행지에서도 그러했다. 예상치 않은 곳에서 유쾌한 여사장님을 만나고, 그곳에서 에너지를 가득 얻어왔기 때문이다.


우리의 이번 목적지는 양평의 핑크뮬리 명소였다. 서울 근교에도 핑크뮬리를 볼 수 있는 곳이 여럿 있었지만, 신상 명소를 찾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하여 검색을 거듭하다 양평에 개인이 정성스레 가꾼 핑크뮬리 명소를 발견했다.


새로운 여행지를 찾아 나서는 길은 언제나 설레고 행복하다. 그곳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숨기고 있을지 호기심과 기대감을 채우고 자동차 시동을 건다.


드디어 양평군 양동면에 도착을 한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입장료를 내기 위해 주변을 둘러본다. 씩씩한 여사장님께서 작년까지는 입장료를 받고 전통주 만들기 체험도 진행했지만, 올해는 체험장을 새로 짓느라 입장료도 체험도 모두 멈춤이라고 하신다.


전통주 소믈리에의 지극한 열정

cat.jpg 애교 부리는 길고양이

사장님보다 먼저 우리를 반긴 것은 이곳에서 나고 자랐다는 길고양이다. 우리를 보더니 얼마나 애교를 부리며 즐거움을 선사하는지, 한동안 그 아이에게 시선을 떼지 못했다. 여사장님도 이곳의 터줏대감에 애교쟁이라며 흐뭇한 웃음을 내비치신다.


이곳 여사장님은 전통주 소믈리에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가로, 양평 맑은 술을 널리 홍보하고자 핑크뮬리 밭도 경작한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핑크뮬리뿐만 아니라 한편에는 댑싸리도 심겨 있고, 아직 꽃을 피우기 전인 겨울 국화 동국이도 눈에 띈다. 그만큼 열정이 넘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넓은 핑크뮬리 밭은 잡초 하나 없이 깔끔하게 조성되어 있다. 사장님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 넓어 보였다. 하지만 본인의 철학과 의지로 그 어려운 일을 일구어내시고 해마다 정원을 가꾸고 양평 맑은 술 홍보를 위해 애쓰고 계셨다.


양평 술도가를 알리기 위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드셨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귀촌의 환상은 바라지도 않은 채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결정의 순간들이 닥칠 때 그 짐을 혼자 감당하는 일들이 힘에 부친다는 말씀이 아직도 귓가에 남는다. 그 어려움과 노고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핑크뮬리 밭을 돌아보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모두 의미 있게 다가왔다.


우연인 듯 필연인 듯, 두 번의 만남

dongkuki.jpg 겨울아이 동국이

우리는 이곳에서 술을 구매하고 싶었지만, 용문사 인근에 양평 맑은 술도가 판매장이 있다고 안내를 해 주신다. 그 말씀을 듣고 담박에 달려갔다. 헌데 그곳에서 핑크뮬리 밭에서 뵈었던 사장님을 또다시 만난 거였다. 얼마나 반갑던지 양손을 마주 잡고 기뻐했다.


사장님께서 핑크뮬리 밭도 경작하시고, 술도 빚으시며, 판매도 직접 하고 계신 거였다. 그러니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만큼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셨다. 사장님의 전통주 사랑이 얼마나 지극한지, 빚는 과정과 방법 그리고 시음까지 열정적으로 설명을 해 주신다.


양평 맑은 술도가의 주재료는 동국이라는 겨울에 피는 국화꽃이다. 사장님께서 직접 재배한 국화꽃을 넣어 빚은 삼양주로, 그 풍미가 깊고 고급스러워 우리 부부도 너무 만족하며 맛을 보았다. 이런 맛을 지켜내기 위해 쏟아부은 사장님의 열정에 감동을 했다.


무언가에 몰두하는 사람은 아름답다는 명언은 바로 이 사장님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우리도 사장님의 열정과 유쾌함에 반해 양손 가득 술을 구입해왔다. 부디 어떠한 어려움에도 꺾이지 마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뿍 담아서 말이다.


그 유쾌한 열정이 빚어낸 전통주 한 잔이, 우리의 여행길에 잊지 못할 희망의 향기를 더해 주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추사 고택에서 만난 강인한 집념과 지고지순한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