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 갇혀버린 나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이렇게까지 심각해지고, 장기화 될 줄을 짐작하지 못했다. 나는 원래 싱가포르에서 2주 반, 한국에서 1주반 정도를 나눠서 생활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약 한달째 한국에 가지 못하고 있고, 앞으로도 언제갈 수 있을지는 물음표인 상황이 되어버렸다. 어제 한국 정부는 모든 외국으로부터의 입국자에 대해 4월 1일 부터 2주간의 의무 자가 격리 기간을 가져간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나는 그 발표를 듣자마자 매니저에게 3월 31일날 돌아가겠다고 메일을 썼다. 하지만 매니저에게 답장이 오기도 전에, 한국으로 가는 경유편 중 31일날 도착할 수 있는 비행편들은 순식간에 매진이 되었다. 물론 한국으로 가는 직항편은 30일,31일 모두 없었다.
매니저는 우리가 어찌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싱가포르에 있으라는 메일을 보내왔다. 나의 가족과 모든 비즈니스는 한국에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나의 매니저는 항상 내가 싱가포르에 있길 원하는 것을 난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다. 싱가포르에서도 나는 재택근무 중이라서, 회사에 나갈 수도 없고, 우리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 통화만 할뿐, 메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다다. 어차피 재택근무를 해야한다면, 한국에서 하고 싶은 내 마음을 이해해주지 못해주는 부분이 늘상 아쉽기만 하다. 그리고 싱가포르에 내가 혼자라는 사실에 대해서 간과하고 있는 것 같아서, 서운할때가 많다. 내가 선택한 길이라고 하지만, 입사 조건에 30% 이상의 시간을 한국에서 체류한다는 조건이 있었기에 선택한 거 였는데, 코로나로 인해 갇혀 있는 나의 마음 상태 보다도 내가 떼를 쓴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일단 나는 이산 가족이 되어버렸다. 나에겐 아내와 딸 그리고 어머님이 서울에 있다. 특히 이제 8살이 된 딸은 한창 이쁠때로 매일매일 보고 또 봐도 이쁘다. 아이와 떨어지는 시간이 길어져서 유대감도 사라질까 그런 걱정도 크다. 또한 내가 싱가포르를 선택한 이유 중에 하나인, 아이의 학교 문제도 코로나로 인해 불투명해졌다.
아마 싱가포르에 나같은 사람이 적진 않을 것 같다. 지금까지 1달을 서울에 가지 못하고 버텼는데, 앞으로 1달을 또 그렇게 보내야 된다고 생각하니, 눈 앞이 깜깜하다. 모쪼록 나의 싱가포르 생활의 가장 큰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