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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영어 스트레스

by 싱가포르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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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번 생에는 영어는 어려운 걸까? 참 많은 시간을 영어에 할애했지만, 나의 영어는 늘 제자리에 있는 듯한 느낌이다. 대학시절 호주에서도 몇개월 살다가 오고, 동남아에서도 몇 개월 여행하면서 많은 외국인들과 지냈지만, 그때의 영어에서 나의 영어는 앞으로 나아가질 못한 것 같다.


나의 교육 과정을 뒤돌아보면, 내가 초등학교때에는 초등과목에 영어가 포함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중학교때 처음으로 알파벳을 접했다. 이러면서 나의 부모님을 잠깐 원망해본다. 어렸을적 우리집이 형편이 어려웠거나 그랬다면 모르겠지만, 나는 영어외에 컴퓨터, 피아노, 미술등을 배웠는데, 그때 피아노 대신 영어를 6년간 배웠다면 나의 인생은 어땠을까? 이런 철없는 망상도 가끔 해본다.


나의 영어 챌린지는 첫 신입사원 교육 때부터 시작되었다. 나는 외국계 신입 공채로 뽑혀서, 2개월간의 단체 교육을 받았었다. 그때 첫 날 부터 영어로 진행되는 교육은 나를 한없이 위축되게 만들었었다. 얼마나 겁이 났던지, 나는 그때 인턴으로 근무하고 합격했었던 LG의 부장님께 전화를 드리고, LG로 돌아가겠다고 말씀드리기까지 했었다. 그때 그 부장님은 나에게 1주일만 더 거기서 견뎌보고, 안될 것 같으면, 다시 전화하라며 나를 다독여 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좋은 분이셨던 것 같다. 그렇게 2개월동안의 교육 동안 나는 영어로 인해 늘 긴장한 상태에서 교육을 받았고, 실무 부서에 배치된 후에도 매니저가 인도인이였던 관계로 종종 영어를 해야할때면 긴장하곤 했었다. 당시 나의 사수는 "요새 신입사원들은 다 영어 잘하던데, 넌 왜 그러냐" 라는 말까지 나에게 했었다. 그리고 계속 영어학원을 다녔다. 정말 끊이지 않고 다녔던 것 같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고 다니는 학원에서 결과가 나올리는 만무했다. 그리고 점점 회사에서는 영어를 쓸 일이 사라져갔다.


내가 다시 영어에 집중하게 된 것은, 이직을 결심하면서 부터다. 미국의 석유회사에서 한국에 지사를 내면서 링크드인을 통해 면접을 보겠냐는 연락이 왔었다. IT가 싫증나던차에 석유 관련 산업군으로 이직을 한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아서, 덜컥 그 면접에 응하겠다고 했었다. 당시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었는데, 부끄럽게도 면접이 10분 만에 끝나고 말았다. 내가 도저히 진행할 수가 없어서, 그만 끝내자고 하고, 면접을 끝냈다. 너무 부끄러웠고,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적이 생기니, 영어가 조금은 더 집중이 되었다. 특히나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2개의 1:1 회화코스를 끊고, 쉬지 않고 연습하고, 밤새 질문지와 답변을 준비하는 과정은 나에게 조금의 진전을 가져다 주었다. 여러가지 고급 표현들을 찾아보고, 어떻게든 유창하게 대답하고자 준비했던 과정들로 인해 영어가 조금 더 체계가 잡혔고, 이로인해 싱가포르까지 올 수가 있었다.(나는 영어로 고민하는 분들에게 실제로 면접을 보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많은 나의 동료 및 후배들이 이로인해 영어가 느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이젠 나에게 한 단계 더 큰 고난이 찾아왔다. 이직 후 첫 미국 출장에서 나 혼자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닌 상황에 놓였을때, 나는 그들의 영어를 잘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장표도 없고, 그 미팅의 맥락도 몰랐던 나는, 심히 당황했다. CNN 뉴스를 봐도 밑에 자막과 뒤에 영상들을 통해 영어 단어들이 귀에 들어오곤 했지만, 이들이 나를 전혀 배려하지 않고 미팅을 하는 1시간 동안, 나는 예전 그 신입사원 교육 받을때로 돌아가 다시 긴장한 상태가 되었다.


이제 내가 회사에서 잘 자리 잡기 위해서는 조금 더 높은 수준의 영어가 필요하다. 여기서 그냥 실무자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더 큰 역할을 맡게 될지가 결정될 것 같다. 영어....끝나지 않는 나의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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