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식을 먹지 않기 위해, 비행기 타기 전 식사를 마친 만큼 많은 시간을 잠으로 보낼 수 있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빠르게 입국 심사대를 향해 갔다. 소문으로 듣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얘기를 들어서, 빠른 걸음으로 입국장으로 향했다. 에이전시에서 몇번을 주지시켜준 덕에 서류들이 잘 준비되어 있었고, 별 어려움없이 빠르게 입국 절차를 마쳤고, 바로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택시 기사는 내가 자가격리 대상자임을 확인하고, 에어컨을 끄고, 모든 창문을 내렸다. 이게 현재 싱가포르 공항에서의 프로토콜이다. 그랩등은 탈 수 없고, 택시만을 이용해야 하며,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어야 한다. 그 덕분에 100km/h 넘게 달리는 차에서 나는 사정없이 바람과 싸워야만 했다.
이제 집에 도착했다. 가장 걱정했던 건 3개월이나 비웠던 집의 상태.
곰팡이들과 벌레들이 들끓는 꿈을 서울에서 꿀 정도로, 나는 싱가포르에 오기 전부터 겁에 질려있었다.
두근대는 마음으로 집문을 열었는데, 다행히도 아무 이상이 없다. 다만 내가 이제 더 이상 메지 않는
투미 가방이 온통 곰팡이가 펴서, 악취를 내고 있었다. 바로 내다버렸다.
싱가포르의 자가격리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부분이 많다. 우리나라는 도착해서 검사부터 모두 무상으로
지원이 된다. 사는 지역의 보건소로 이동부터 검사비, 그리고 격리 기간동안 먹을 간단한 음식들을 나라가 모두
제공한다. 하지만 싱가포르 정부는 아무것도 지원하지 않는다. 물 걱정이 커서 한국에서 브리타를 사가지고 왔는데, 브리타는 믿어도 되는지 모르겠다. 한번도 써본적이 없어서...
지금은 싱가포르에 도착한지 23시간 정도 되었다. 오늘 하루는 일도 하고, 빨래등 밀린일을 했는데도
너무나 지루했다. 가족들과 전화하는 것을 빼놓고는 입을 열 일도 없는 하루 일상이였다. 이럴 걸 알았지만
나에겐 싱가포르로 돌아가야만 할 이유가 있었다. 그건 바로 세금, 내가 한국에 오래 머물게 되면, 나는 한국에도 소득세를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해질 수 있어, 눈물을 머금고 싱가포르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