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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가포르직장인 Nov 07. 2022

해외취업 3년차의 소감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어느 새, 싱가포르에서 일하기 시작한지 3년이 넘었습니다. 한국과 싱가포르를 오가며 지내며 정말 여행하는 기분으로 3년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이제 가족들도 모두 싱가포르에 정착하고, 이젠 정말 싱가포르가 집 인듯한 느낌이 조금씩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새 제가 가고 있는 방향과 앞으로의 여정에 대한 고민도 함께 커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처음 싱가포르에 가게 되었을때, 면접에서 합격했을때의 기쁨과 열정으로 첫 3년을 지냈다면, 이제는 다른 에너지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첫 출근 날, Marina One 이라는 아주 멋진 빌딩에 압도 당하고, 건물에서 쏟아져나오는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는 것을 보면서, 싱가포르에 왔던 것을 실감하며, 떨리는 마음으로 사무실을 들어섰던 순간이 기억이 나네요. 과연 내가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내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했던 걱정들을 무척이나 많이 했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너무나 다른 외국인들과 일을 하면서, 혼자 한국인이라 외로웠던 경험도 있고, 첫 한달도 되지 않았던 때, 나를 뽑아준 하이어링 매니저와 크게 언성을 높히며 논쟁을 펼쳤던 것도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는 정말 한국에 돌아갈 각오를 하고 내 생각을 말했었는데, 지금도 그때의 그 순간이 많이 아쉽습니다. 그때 내가 매니저를 더 잘 설득했었다면, 아마도 지금 한국의 비즈니스는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었지 않을까란 아쉬움이 있습니다. 


정말 좋았던 동료들과 업무에 대해 자기자신만의 철학이 확고했던 매니저, 그리고 시니어 리더들 덕분에 빠르게 회사에 적응할 수 있었고, 지금도 그들의 도움 덕택에 회사 생활에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외국인 매니저들과 유대감을 가지고, 그들의 리더십에 대해서 배우는 것이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에서도 좋은 매니저분들과 일을 했었지만, 아예 문화적으로 다른 리더와 함께 일하는 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인 것 같습니다. 특히 그들이 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데에서 진심으로 놀라곤 했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성과를 쫓아 열심히 달렸다면, 내 미래의 커리어를 위해서는 사람을 바라봐야 한다는 피드백을 요새 정말 많이 가슴에 담고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여기와서 느낀 또 하나는 한국에서 일을 잘 했었다면, 세계 어디서도 잘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정말 많은 한국인들이 싱가포르에서 일을 하고 있고, 인정받고 있다는 것은 한국인으로서 큰 자산임이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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