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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NGdol Oct 17. 2024

나 이제 뭐하지?

어지러운 생각들 속에서 다시 중심잡기

 회사가 어려워져서 이직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나 이제 뭐하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수많은 고민이 스친다. 스스로에게 가장 힘든 점은 관심사가 너무 많다는 것. 충동성도 강하다 보니 커리어가 쉽게 흔들린다.


 게임 시나리오 기획자로 일하면서 깨달은 건, 나는 혼자 깊이 파고드는 일을 잘 못한다는 점이다. 사실 글쓰기를 좋아했던 이유도 창작 욕구 때문이 아니라, 내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 좋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글쓰는 직업이면 다 좋을 거라고 착각을 했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나 왜 게임 회사에 오고 싶었더라?” 이 질문을 떠올리게 되었다. 바쁘게 일하다 보니 잊고 지내던 질문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만든 영상이 강당에서 상영된 적이 있다. 상영 전의 그 묘한 긴장감, 장면이 바뀔 때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학생들의 반응, 그리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느껴지는 벅찬 감정.

 

 그 순간, 나는 팀원들과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을 평생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이끄는 선장이나 마에스트로 같은 존재가 되고 싶었다.


 대학 시절 우연히 프로그래밍을 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게임 개발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기술과 예술이 융합된 게임 개발은, 공동 창작 프로젝트의 꽃처럼 느껴졌다. 그런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끄는 일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 이리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만큼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언젠가 게임 디렉터가 되겠다는 허무맹랑한 꿈을 품고 무작정 상경했지만, 조급한 마음 때문에 자꾸 길을 잃고 방황했다. 그러다 결국 내가 어디로 가고 있었는지, 왜 그 길을 택했는지 모두 잊어버렸었다.


 그리고 지금,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다시 이직을 준비하게 됐다. 그리고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다가올지는 알 수 없지만, 그 과정이 어떠하든 목적지에만 도달하면 된다는 사실을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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