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아이들과 함께하는 도장에서 종종 그들의 엉뚱한 행동과 기발한 아이디어에 놀라곤 한다. 얼마 전 한 친구가 양말을 거꾸로 신은 모습을 보고 이유를 물었다. 어른의 시선으로는 단순히 “양말 왜 거꾸로 신는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천진난만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집에 가서 벗을 때 바르게 벗으려고요!
순간 "와~~"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우리의 기준으로는 엉뚱해 보이는 행동일지 몰라도, 아이에게는 그만의 논리와 창의적인 해결책이 담겨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우리가 잊어버린 세상의 다른 면을 보고, 어른들이 고정된 사고방식으로 잊고 사는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준다.
아이들의 창의력을 논할 때, 흔히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가 더 창의적으로 될 수 있을까?” 그런데 우리는 정작 아이들이 이미 타고난 창의력을 발휘하고 있을 때 그걸 알아채지 못한다. “왜 이렇게 했니?”라고 묻는 어른들의 질문은 때로는 꾸짖음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아이들만의 세계가 숨겨져 있다. 그들은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고, ‘틀’에 얽매이기보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한다.
우리가 가르치는 합기도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매번 주어진 동작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스타일과 독창성을 녹여낸다. 예를 들어, 단순히 발차기 연습을 하던 중 어떤 아이는 “이렇게 차면 더 빨라요!”라며 예상치 못한 동작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이상하게 보였지만, 그 아이는 스스로 발견한 움직임으로 자기만의 무기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느끼는 점은, 어른인 우리는 창의력을 ‘잘못된 것’이나 ‘엉뚱한 것’으로 치부하며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양말을 거꾸로 신는다는 발상은 어른들에게는 단순한 실수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아이에게는 완벽한 계획이다.
이 경험은 나에게 한 가지를 일깨워주었다. 우리의 기준으로 ‘틀렸다고 느껴지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중요한 창의적 시도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는 너무 많은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갇혀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 틀 밖에서 세상을 본다. 그들의 세상에는 아직 “옳고 그름”의 잣대가 아니라 “무엇이 가능할까?”라는 열린 질문만 존재한다.
이제는 나도 생각해 본다. “나는 어른으로서 얼마나 틀에 갇힌 삶을 살고 있을까?”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문제를 해결할 때마다 기존의 방식에만 기대고,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기를 두려워한다. 아이들의 창의적인 행동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때로는 거꾸로 신어 보세요. 거기서 답이 나올지도 몰라요.”
내가 운영하는 합기도 도장은 단순히 무술 기술을 배우는 곳이 아니다. 여기서 아이들은 창의적인 사고, 유연한 해결책, 그리고 틀을 벗어난 도전을 통해 성장한다. 도장에서 배우는 기술 하나하나에도 그들만의 방식과 개성이 묻어 나온다. 그리고 그런 모습들이 내가 합기도를 가르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양말을 거꾸로 신는 아이의 발상처럼, 나도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틀을 깨고 새로운 시선을 발견하길 바란다. 창의력은 놀라운 재능이 아니라, 단지 우리 안에 이미 있었지만 잊고 있던 가능성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