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장님이 두 번째로 똥 잘 닦아줘요!”

by 꿈많은형아


아이들과 함께하는 도장은 늘 예상치 못한 순간들로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잊지 못할 한 장면이 있다.

아직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유치부 아이의 손을 잡고 화장실로 향하던 날이었다.


관장님, 저 똥 닦는 거 못해요

작은 목소리로 전한 솔직한 고백에, 나는 순간 당황하고 난감했지만 이내 활짝 웃는 얼굴(?)로 답했다.



어른들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일지 모르지만, 아이들에게는 스스로 뒷처리를 한다는 것이 하나의 도전이다. 그날 화장실에서 뒷처리를 도와주며

“이렇게 닦아야 잘 닦을 수 있어”

라고 방법까지 알려줬다.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내가 단순히 운동만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스쳤다.


이 아이들에게는 몸과 마음 모두를 돌봐주는 존재여야 한다는 책임감이 느껴졌다.



며칠 뒤, 같은 아이가 또다시 화장실 도움을 요청하며 이렇게 말했다.


관장님이 두 번째로 똥 잘 닦아줘요!



“두 번째? 그럼 첫 번째는 누구야?”


“우리 할머니요!”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 웃음 속에는 묘한 뿌듯함도 섞여 있었다. 어른들에게는 작은 도움이 아이에게는 나름의 신뢰로 남아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아이들과 함께하다 보면 내가 맡은 일이 단순히 운동 기술을 가르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걸 느낀다. 도장에서의 지도뿐 아니라, 그들이 어려움을 겪는 순간마다 옆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어른으로서 내게 주어진 중요한 역할이다.



똥을 닦아주는 일이 어쩌면 사소하고 웃긴 에피소드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날 나는 이 작은 행동이 이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를 배웠다.




“두 번째로 잘 닦아줘요”라는 아이의 칭찬은 내게 단순한 재미를 넘어, 아이들이 어른에게 기대는 순간들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그들이 필요로 할 때 옆에 있어 주는 것, 그리고 그런 순간들을 통해 아이들에게 신뢰받는 어른이 되는 것이 얼마나 값진 일인지 새삼 깨달았다.




도장은 아이들에게 운동만 배우는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다. 아이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 나는 기꺼이 손을 내밀고, 그 과정을 통해 나 역시 더 나은 어른이 되어간다.



“관장님이 두 번째로 똥 잘 닦아줘요”라는 한마디는 단순한 웃음으로 끝나는 말이 아니었다. 그것은 아이들과 함께하며 내가 배우고, 성장하는 어른으로서의 여정을 상징하는 작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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