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아이가 친구를 설득하는 법

by 꿈많은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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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에서 막 7살이 된 유치부 아이가 있다. 평소에는 또래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수련도 즐겁게 한다. 눈에 띄게 리더십이 강하거나 주도적인 성격은 아니지만, 수련에 성실하게 참여하는 아이였다.


그런데 어느 날, 친구를 한 명 데려왔다. 처음 보는 아이였다. 도장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수련이 시작되자마자 한쪽에 앉더니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선생님, 저 그냥 앉아 있을래요.”


나는 아이의 친구를 바라보았고, 함께 온 우리 도장 수련생을 바라보았다. 평소 같았으면 신나게 달리기를 하며 에너지를 발산했을 텐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자리에 앉아 있는 친구 곁을 떠나지 않았다.



어떤 아이들은 친구가 도장에 오면 더 신나서 “봐봐! 나 이거 할 줄 알아!” 하며 자신의 기량을 뽐낸다.

하지만 이 아이는 달랐다.


친구가 달리기를 하기 싫다며 주저앉자, 혼자서 재밌게 뛰어놀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

도장에서 가장 좋아하던 수련임에도 불구하고, 친구 옆에 함께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봤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이 아이가 친구를 꼬시고 있는 게 아닌가!



“○○아~ 너는 나보다 달리기도 잘하고 체력도 좋아서 정말 잘할 거야.”


그 말에 친구가 고개를 들었다. 아이는 이어서 말했다.


“나는 너보다 못하는데, 너가 하는 걸 보고 싶어. 같이 하면 엄청 재밌을것 같아.”


순간 멈칫했다.


‘7살이 이런 말을 한다고?’


이 아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친구를 설득하는 기술이자, 상대방을 배려하는 심리적 접근이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친구를 끌어내려 함께 쉬거나, 혹은 억지로 손을 잡아끌며 “그냥 해봐!”라고 강요하는 아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 아이는 자기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며 칭찬하고 용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궁금해졌다.

‘과연 저 아이는 가정에서 어떤 교육을 받았길래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우리는 흔히 리더십을 ‘앞장서서 이끄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리더십은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하는 것이 아닐까?


아이가 친구를 대하는 방식을 보며 생각했다.

이건 절대 우연이 아니다. 가정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끊임없이 보여주었을 행동이고,

자연스럽게 몸에 배었을 것이다.


칭찬하는 방법, 상대를 배려하는 말투,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하려는 마음.


이 아이는 그날 결국 친구를 설득해 함께 달리기를 하게 했다. 나는 그 과정에서 따로 개입할 필요가 없었다.



어른들은 상대를 설득할 때 논리를 내세우고, 때로는 강압적으로 행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7살 아이는 상대를 먼저 배려하고, 자기를 낮추고, 상대가 스스로 움직이도록 도왔다.


이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배려다.


나는 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지만, 동시에 아이들에게 배우기도 한다.

그리고 오늘, 7살 아이에게 사람을 움직이는 법, 함께하는 법을 또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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