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애를 책으로 배웠다. 20년 전, ‘연애교과서’라는 책을 통해 여성이 어떤 말과 행동을 좋아하는지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 말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배려가 매력적인지, 심지어 길을 걸을 때 어디에 서야 하는지도 배웠다.
당시에는 그 책이 연애에 필수적인 교과서처럼 느껴졌다. 실제로 책에서 배운 것들을 적용해 보면서 여성들이 어떤 행동에 반응하는지 관찰하곤 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지금, 나는 그때 배운 것들을 뜻밖의 곳에서 활용하고 있다. 바로 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할 때다.
예전 연애 교과서에서 배운 것 중 하나가 길을 걸을 때 여성을 인도 안쪽으로 걷게 하는 것이었다. 이는 단순한 예의가 아니라 상대방을 보호하는 행동이라는 의미였다.
그런데 어느 날, 도장 수업을 마치고 아이들과 함께 길을 걸을 때 문득 이 배려를 떠올렸다. 한 아이가 도로 쪽으로 걷고 있었고,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 아이를 살짝 안쪽으로 밀어넣으며 말했다.
“차가 다니는 쪽은 위험하니까 안쪽으로 걷자.”
그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네!” 하고 대답했지만, 나는 순간 깨달았다.
이게 바로 배려 구나
연애를 위해 배운 것이었지만, 결국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보호하고 신경 써주는 마음이었다. 연애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 이후로 나는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배려의 방법을 가르치고 있었다.
• 엘리베이터에서 아이들이 먼저 타게 하기
• 문을 열어줄 때 아이들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주기
• 무거운 물건 들고 있을 때 자연스럽게 도와주기
• 운동이 끝난 후 땀을 닦을 수 있도록 휴지를 챙겨주기
이런 작은 행동들은 연애를 잘하기 위해 배웠던 것들이지만, 이제는 아이들에게 타인을 배려하는 법을 가르치는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아이들에게 “이런 행동을 하면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어”라고 직접 가르치기보다, 내가 먼저 실천하며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
연애 교과서를 펼치던 20년 전의 나는, 단순히 여자에게 인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 배운 배려와 작은 행동들이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데 쓰이고 있다.
길을 걸을 때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도로 반대쪽으로 이동할 때, 뒷 사람이 부딪하지 않게 문 잡고 있을때, 나는 속으로 웃으며 생각한다.
'연애를 배우려 했던 내가, 결국 인생을 배우고 있었구나.'
배려는 결국 ‘상대방이 더 안전하고, 더 편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연애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서도 꼭 필요한 가치였다.
나는 오늘도 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며, 20년 전 책에서 배운 배려를 조금씩 전파하고 있다. 그리고 그게 연애든 교육이든, 결국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