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패션 알려주는 남자입니다.
며칠전 어떤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제목은 “명품이 망하는 순간”이라는 글이었고 내용의 요지는 “명품이 망하는 건 학생과 소위 양아치가 입을 때이다.”이었습니다.
사실 어느정도 공감하는 바입니다.
물론 역사에도 이는 증명이 되었죠.
그럼 어떤 역사가 이를 증명해 주는지와 그 브랜드들의 특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알아가기 전 차브(Chav)족에 대하여 알 필요가 있습니다.
Chav라는 단어는 “반사회적 특성을 지닌 스포츠웨어를 입은 하층 계급 젊은이”라는 영국에서 상당히 경멸적인 단어로 1998년 옥스포드사전에 등재가 되었고 2002년에 신문에 처음으로 쓰인 뒤 2004~5년부터는 광범위하게 쓰이게 된 단어입니다.
뜻 그대로 이들은 항상 스포츠웨어를 입고 다녔는데 모자는 항상 노바체크로 된 버버리의 모자를 썼고 신발은 프라다의 신발을 신었습니다.
이로 인해 이 브랜드들은 엄청난 이미지 손해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영국의 클럽들에선 심지어 프라다 신발을 신은 사람과 버버리의 모자를 쓴 사람들을 받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브랜드의 물건을 그대로 사면 그래도 괜찮지 않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들은 소위 짝퉁을 쓰고 신었습니다.
그래서 브랜드의 손해는 더더욱 커져갔죠.
버버리는 이를 타파하기 위해 1998년 Saks Fifth Avenue라는 백화점의 사장이었던 ‘로즈마리 브라보’를 내세워 고리타분하고 양아치스러운 이미지를 쇄신하기 시작합니다.
세련된 젊은 이미지로 브랜드를 바꿔 나가죠.
이는 분명히 먹혀 들었지만 아주 효과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차브족은 계속해서 존재했기 때문이죠. 이를 완벽히 바꾼건 크리스토퍼 베일리’의 등장입니다.
그는 버버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2004년에 등장하여 ‘버버리 프로섬’이라는 최상위 라인업을 만들며 버버리의 노바체크 같이 고리타분한 것들을 전부 없앤 새로운 세련된 라인을 만듭니다.
그리고 이것이 부자들과 어린 부자들한테 먹히며 차브족의 버버리는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렇다면 왜 버버리고 왜 프라다일까요. 버버리의 노바체크는 브랜드 이름이 그 어디에 적혀 있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프라다의 신발 또한 빨간색 라인 하나로 모두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럼 현재로 돌아와 사람들에게 안좋게 인식되는 브랜드는 무엇일까요.
저는 ‘톰 브라운’, ‘구찌’ 그리고 ‘스톤 아일랜드’를 예로 들고 싶습니다.
톰 브라운, 구찌 그리고 스톤 아일랜드는 모두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무척이나 강합니다.
톰 브라운의 목 뒤에 있는 3선과 팔에 있는 4선을 보면 누구든 그 옷은 톰 브라운의 옷이라고 알 수 있습니다.
구찌 또한 구찌 특유 패턴을 지닌 패브릭과 뱀과 같은 패턴, 구짜 3선을 사용한 물건을 보면 브랜드 택이 없어도 구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스톤 아일랜드는 팔에 붙은 패치만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브랜드를 상위로 올리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반대로 소위 짝퉁을 만들기 쉽다는 허점 또한 지니고 있습니다.
그대로만 따라하면 누구든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 브랜드들의 옷 가격은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허세를 부리기에도 충분합니다.
쾌락주의와 물질만능주의로 흘러가는 이 세상에서 사람들이 뽐내기에 완벽한 방안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보면 누구나 알고 가격도 비싸다.’ 어느 누가 마다할 수 있겠습니까.
인터넷에 떠도는 한국인 양아치 그림을 보면 전부 톰 브라운과 구찌 그리고 스톤 아일랜드를 입고 있습니다.
물론 브랜드가 제안하는 것을 단 1개도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말입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입기 시작했습니다.
누가 큰 돈 들여 학생들과 같아지고 싶을까요.
그게 과거부터 지금까지 브랜드들을 나락으로 보내는 이유입니다.
물론 저도 제 옷장에서 소위 명품이라는 회사들의, 유명 상업디자이너들의 옷을 2장 빼고 전부 헐값에 당근마켓을 통해 팔았습니다.
물론 제가 판 이유는 이 세계에 많은 환멸감을 느껴서 이긴 하지만 제 워드롭은 점점 아름다워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족쇄가 풀린 느낌이랄까요?
여러분들도 더욱 재밌고 의미있는 쇼핑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 차브족은 욕을 먹었지만 고샤 루브친스키는 17년도에 차브족의 룩을 오마쥬하여 버버리와 콜라보를 했습니다. 이런 역사와 재치도 옷의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으로는 재밌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25JUL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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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SEP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