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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자의 옷장 Mar 30. 2024

흰 셔츠에 대한 개인적 견해

흰 셔츠를 향한 세레나데

  남자가 입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흰색은 셔츠의 흰색이지 않나 싶다.


일개 속옷-필자의 글 <남자의 셔츠는 속옷이었다> 참고- 주제가 내뿜는 하얀 존재감은 그렇게 고고하며 자애롭지 않을 수 없다.


필자에게 흰 셔츠는 남자의 ‘입음’에 있어 캔버스와 같은 존재로 인식된다.


옷을 입을 때 가장 먼저 입히며, 그 위에 –정말 모든-니트, 서스펜더, 타이, 베스트(vest), 재킷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받쳐주니 캔버스라는 단어가 아깝지 않다.





  혹자들은 흰 셔츠가 재미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너무나 당연한 기본이다.


당연한 것은 당연하기에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당연한 것을 제대로 제안하는 곳이 많냐?’한다면 조금의 의문을 품게 된다.


흰 셔츠는, 특히 드레스 셔츠는 많은 규율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칼라(Collar)의 뒷목은 재킷보다 1.27cm(1/2인치)정도 길어 재킷 위로 올라와야 하며, 소매는 재킷보다 똑같이 1.27cm(1/2인치)정도 길어 재킷 밖으로 보여야 한다.


또한 총기장은 충분히 길어-엉덩이를 다 가릴 정도로- 두 팔을 높게 들었을 때도 셔츠가 바지에서 빠져나오는 일은 없어야 하는 등의 여러 가지 규율이 존재한다.


그러나 규율이 잘 지켜진 내 몸에 맞는 일반적인 기성의 셔츠는 찾기가 힘들다.


필자의 경우, 한국에서 이런 셔츠를 만났을 때 정말 ‘만세! 드디어!’를 외쳤다.





 사실 이 글은 모든 셔츠를 위한 글이었지만 글을 쓰다가 옷장을 열었을 때 보이는 흰 드레스 셔츠의 고고한 모습에, 흰 셔츠만을 위한 짧은 세레나데를 적고 싶어져 노선을 틀었다.


셔츠가 제대로 만들어지지도, 입히지도 않는 현대 사회이지만 이것이 정말 제대로 만들어지고 입힌다면 이보다 완벽한 캔버스는 그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 필자의 옷장에는 광기가 보일 정도로 티셔츠가 없다.


운동용이 아니면 그 흔한 폴로셔츠 한 장 없으니 말은 다 했다.




* 이 글 등 남자의 옷장으로 적히는 모든 글의 저작권 및 아이디어는 남자의 옷장 본인에게 있습니다.


30MAR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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