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룩은 정말 성지인가?
안녕하세요. 패션 알려주는 남자입니다.
많은 의류 관련 전공자들은 ‘여성복’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크리스티앙 디올의 뉴룩을 떠올릴겁니다.(물론 샤넬 수트 등도 있겠지만)
그만큼 상징적이고 대단한, 역사에 이름을 남긴 옷입니다.
하지만 여성을 위해 디자인하는 남자 입장으로 저는 이 옷을 조금 다르게 볼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디올의 뉴룩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사람에게 미적인 호기심과 허영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나온 첫번째 사치품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때의 유럽은 엄청난 절약을 했습니다.
물자의 보급도 힘들었고 힘든 분위기 속 사치같은 것은 사회에 반하는 느낌있었습니다.
하지만 디올은 그것을 보기 좋게 뉴룩으로 깨부쉈습니다.
그래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카피본도 많이 돌았습니다.
그것들은 밀수출도 엄청 되었고, 정식적인 수출도 많이 되었습니다.
프랑스의 경제를 다시 일으켰다 해도 무방할 만큼이었죠.
하지만 그 대단했던 뉴룩은 이후 어디로 갔을까요?
위베르 드 지방시는 “뉴룩은 한 시즌짜리 옷이었다.”라는 말을 남깁니다.
거기서 더 나아가 그것은 자신의 철학과는 다르다고도 말했습니다.
지방시의 말을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면 뉴룩은 저희가 이제와 보기엔 대단한 옷이었지만 그 시대에선 1년짜리 불나방과 같은 옷이었습니다.(심지어 비슷한 실루엣의 옷을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는 10년정도 전에 이미 만들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 점이 무척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저는 디올이 가진 미적 우수성을 무척 존경합니다.
정말 그 천재성은 대단하죠.
여성을 그 누구보다 우아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남자였습니다.
하지만 역사를 이끌고 나가는 옷이 없다는 것은 제 철학과도 맞지 않습니다.
이 부분이 제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점입니다.
제 디자인 철학이란 오늘 사도 100년전에 만든 것 같은, 오늘 사도 100년후에 만든 것 같은 그런 시간을 초월하는 디자인을 하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디올의 옷은 미적으로 완벽하나, 지금 그 옷을 입기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반면에, 가브리엘(코코) 샤넬의 샤넬 수트는 발매가 처음 되었던 때나 지금이나 언제든 꺼내 입을 수 있죠.
저는 이것이 옷이 가진 힘이라 생각하고, 이것을 패션이라 부르지 않고 인문학이라 부릅니다.
사실 남성복을 사는 일은 이 인문학이라는 것이 더 두드러져 있어 구매에 훨씬 편합니다.
이 옷들의 매력은 그 LVMH와 같은 큰 그룹이 아닌 장인들과 좋은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만드는 옷이라는 점이죠.
하지만 여성을 위해 디자인을 하는 입장에서 이런 옷과 역사라는 배를 타고 흘러가는 옷은 정말 찾기 힘듭니다.
저는 그 배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디올의 뉴룩은 배를 타지 못했습니다.
한 종착역에 내려 역사에 기록되었을 뿐이죠.
뉴룩을 어떻게 받아 들이고 해석하는 지는 여러분께 달렸습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시각 또한 있음도 알아주셨음 합니다.
감사합니다.
01JAN2021
*원문에 약간의 수정 보완이 있었습니다.
* 이 글 등 패션 알려주는 남자로 적히는 모든 글의 저작권 및 아이디어는 패션 알려주는 남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04SEP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