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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탈리스트 Nov 20. 2023

면접이 두려운 이유

스스로 빠지는 면접의 함정

 면접은 누구에게나 공포스럽다. 기본적으로 면접을 본다는 나의 지위나 상황자체가 그럴 수밖에 없다. 상대는 내가 하는 말, 제스처, 뉘앙스를 평가하고 되묻는다. 객관적으로 평가 가능한 모범 답안이라도 있으면 이 정도로 불안하지는 않을 텐데 사실 면접은 생물과 같아서 더 그렇다. 함께 들어간 면접자, 마침 우연의 일치로 그 타임에 배정받아 들어온 면접관, 면접시간 등 모든 우연들이 겹쳐 그 숨 막히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사전에 준비할 수도 없는 수많은 변수들로 인해 면접을 마치기 전까지 가슴 졸이는 날들을 지샌다. TV에 숱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그렇게 인기를 얻는 것은 어쩌면, 평가받고 심사받는 참가자들의 마음을 우리 스스로의 경험을 투영시켜 더욱 감정 이입이 되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흔히들 말 잘한다는 사람, 학교나 직장에서 발표를 도맡아 하는 사람들에게도 사실 면접이나 pt는 똑같이 공포스럽다. 때로는 잘하는 이미지로 인식되어 다음 pt를 맡을 때는 심지어 더 부담이 되기도 한다. 특히 비즈니스 pt의 경우는 더 심하다. 기본적으로 돈을 받고 일하는 프로의 세계이기 때문에 자료준비의 정확성부터, pt자료의 비주얼, 발표자의 스킬까지 더욱 완벽한 퀄리티를 기대한다. 그렇기 때문에 꽤 능숙한 발표자나 경험자들에게도 발표가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살얼음판이 계속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대로 된 면접이라는 형태는 학업을 마치고 취업을 준비하면서 처음 마주하게 된다. 그만큼 생소하다. 처음 면접을 볼 때는 처음 보는 광경에 주눅 들고 당황하게 되고, 경험이 쌓일수록  익숙해지기는커녕 그 공포와 어색한 분위기가 어떤지 알기에 더욱 싫어진다. 그러나 비즈니스 pt와 달리 대부분의 취업을 위한 면접에서는 사실 그렇게 겁먹을 필요가 없다. 




 우리가 면접에서 두려운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뽑히고 싶다는 간절함, 그리고 그 간절함으로 인해서 정답을 말해야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이런 마음들 때문에 흔히들 면접에서 가장 실수를 많이 하게 된다. 준비를 너무 많이 하게 되면서 생기는 부작용이다. 실제로 면접관이 A라는 질문을 하는데 나는 B라는 대답을 위주로 준비했다. 그래서 내가 준비한 B를 위주로 대답을 꾸며서 하게 된다. 이런 지원자들을 볼 때가 가장 안타깝다. 다시 한번 A라는 질문을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A라는 질문에 부족하더라도 성의껏 대답을 하는 것이 A질문에 B를 버무려서 완벽하게 게하는 것 보다 대게는 훨씬 낫다. 답변을 유창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인상을 주는 것은 훨씬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면접을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선 나에 대해서 잘 파악하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그 회사, 직무에 대한 공부와 이해를 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준비한 모든 말을 하려고 하기보다, 질문의 핵심을 파악하고 나의 경험을 적재적소에 꺼내어서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 나에 대해서 파악하기 

 자기 자신의 경험을 언제든지 잘 꺼낼 수 있게 머릿속에 정리가 되어 있어야지 질문에 맞는 본인의 에피소드를 꺼내어 올 수 있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의외로 간과하는 것은 회사가 원하는 인재가 어떤 사람인지만 생각하고 정작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돌아보는 과정을 잊는다.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이 하루아침에 갑자기 될 수는 없는 법이다. 더더욱이나 지원자는 솔직하게 한 군데 회사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 매번 회사를 지원할 때마다 다른 사람이 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자신을 돌아보는 과정에 시간을 들이는 것이 훨씬 중요하고 시간관리측면에서도 효율적이다. 지원하는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는 나의 에피소드를 찾아내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고 진정성 있는 스토리 텔링이 된다. 


* 회사, 직무에 대한 공부하기

 면접 중 지원자들을 당황하게 하는 질문 중 대표적인 것이 회사에 관한 내용을 얼마나 잘 숙지하고 있는 가 하는 부분이다. 대체로 지원하는 회사에 대해서 전반적인 조사를 해가지만, 의외로 동시에 많은 회사지원을 진행하다 보니 겉핥기식으로 홈페이지, 최근 뉴스기사 몇 개를 훑고 면접에 임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다. 지원하는 회사에 대해서 많은 걸 알고 있다는 것이 어필되면 합격에 유리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회사에 대해서 더 철저히 공부하고 조사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면접에서 스스로를 함정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면접관들이 실무진인 경우는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굉장히 실무적인 관점에서 지원자를 체크하게 되고, 면접관이 임원진인 경우에는 회사에 대한 높은 애정으로 지원한 회사에 대해 당연히 알 것이라고 가정하고 질문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회사 근황이나 최근 주요 사업에 대한 질문을 하는 동시에 아이디어를 묻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이때, 조사가 충분히 되어 있지 않으면 훨씬 안 좋은 인상을 주거나, 그 순간 호감을 잃는 경우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해외사업 강화가 미션인 회사를 지원한 상황을 가정해 보자. 면접관이 해외 사업을 더 강화하기 위해서 어떤 국가를 공략하면 좋을지, 그 이유를 물어본다. 당황하지 않고 대답한다. '현재 태국에서 한류열풍이 거세지고 있으며~...'이라고 대답한다. 꽤 잘한 것 같아 내심 만족하고 있는데 면접관의 입에서 "저희 회사가 이미 태국은 진출해 있는데,, 모르셨나 보네요"라는 말이 나온다면 어떨 것 같은가. 아무리 언변에 능 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쉽게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다. 회사에 대한, 그것도 주요 사업에 대한 기본 조사가 되어 있지 않는 지원자라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 합격은 먼 이야기가 된다. 

 



* 면접관 입장에서 생각해 보기

최종면접이 아닌 1차 면접, 혹은 pt면접의 단계에서는 보통 인사팀도 아닌 각 직무의 관리자급 실무자가 들어오게 된다. 실무자들은 기본적으로 이 지원자가 우리 팀에서 일한다고 생각했을 때 

1. 도움이 될 것인가? 2. 같이 일하고 싶은 동료, 후배 일 것인가? 

를 생각하게 된다. 실무면접단계에서 하는 수많은 질문들은 지원자가 얼마나 대단한 슈퍼신입인가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대게는 대화를 하는 방식을 통해 평소 사고방식, 사교성, 원만한 의사소통, 일처리가 가능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면접을 보게 된다는 점을 이해하면 훨씬 합격에 가까워질 확률이 높다. 그러나 지원자들은 주어진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을 다 보여주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너무 거창하게 꾸며내거나,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면접도 결국에는 지원자와 면접관의 대화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도 상대의 말을 듣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말만 계속한다면 그 친구와 계속 만나고 싶을까? 



정리하며

위 모든 이야기들 중 무엇 하나도 특별하거나 대단한 이야기는 없다. 하지만 원점에서, 면접의 본질을 떠올려보자. 어떤 사람과 일하고 싶은가, 내 회사라면 어떤 사람이 이뻐 보일까. 심플하게 생각하면 답도 심플하다. 억지로 꾸며내어 순간을 모면하면, 그다음 더 큰 함정에 빠지게 된다. 억지로 상황에 나를 맞추어 넣기보다 나의 스토리를 상황에 맞게 꺼내어 쓰는 생각을 연습해 보자. 진정성 있는 스토리야말로 그 어떤 화려한 말의 기술보다 힘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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