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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연 Mar 04. 2019

핵심 프로젝트를 찾는 눈 : 기획력

자잘한 프로젝트 100개는 대표 프로젝트 1개에 밀린다


팀(프로젝트)을 이끄는 리더는
핵심 프로젝트를 찾는 눈이 있어야 하는데
이걸 조직에서는 기획력이라고 부른다. 


# 도대체 그 팀의 핵심 사업이 무엇인가요?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안녕하십니까! 저희 팀의 지난 6개월간 실적을 보고 드리겠습니다.”


하루 종일 30여 개 팀의 보고를 받아야 하는 경영진은 무심한 표정으로 얘기를 들었다. 주의 깊게 경청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고개 숙이고 자료만 쳐다볼 뿐 내 얼굴조차 보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발표를 마치자 침묵이 흘렀다. 발표 내내 묘한 표정으로 쳐다보던 얄미운 곽태근 본부장이 입을 열었다. 


“이규명 팀장, 올해 처음 팀장을 맡았지요?”

“네! 맞습니다.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요. 실적 발표를 들어보니 나름대로 열심히 한 것 같긴 합니다만, 뭘 했는지 딱히 와 닿지 않네요. 그 팀의 올해 핵심 사업이 한마디로 무엇인가요?”


핵심 사업?
지금까지 얘기한 내용이 핵심 사업인데?


“아, 저희 팀은 주요 사업 방향은 아까 보고 드린 것처럼 세 가지 방향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아, 그건 들었으니 다시 얘기할 필요 없어요. 우리가 궁금한 건 올해 그 팀이 어떤 핵심 사업으로 성과를 낼 거냐는 겁니다. 여태까지 얘기한 건 그 팀이 당연히 해야 하는 업무들이에요. 팀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해야 하는 일상적이고 의무적인 업무라고 할 수 있지요. 여기 앉아 있는 사람들 중 그 업무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지 않겠어요? 내 말은 당연히 해야 하는 업무 말고 올해 뭘 제대로 해보겠냐는 겁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겠어요?”


순간 당황해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려고 하자 사장이 말을 가로 막았다.


“아직 팀장이 된 지 6개월 밖에 안 됐으니 그동안 적응하느라 정신 없었겠지. 이 팀장, 곽 본부장이 중요한 지적을 해줬어. 잘 기억해서 강 본부장과 잘 상의해봐. 연말에 더 나은 보고를 듣게 되기 바라네.” 


나는 짐짓 큰 소리로 그러겠노라 대답하며 자리에 돌아왔다. 그러나 자리에 돌아와서 다음 팀장이 발표를 하는 동안도 머릿속엔 온통 의문이 가득했다. 


핵심 사업? 우리 팀이 그런 게 뭐가 있지? 당연히 팀에게 부여된 중요한 업무들이 있지 않는가.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게 핵심사업 아닌가? 


<승진의 정석 본문 中에서>



# 정신 없이 일하다 보면 정신 없는 실적만 남는다 


많은 리더들의 일상은 그야말로 정신 없어요. 


어쩔 때는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을 정도죠. 자리에 앉아서 뭔가 하려고 하면 팀원이 보고하고, 메일을 읽다 보면 본부장이 불러 오늘까지 처리해야 하는 급한 일을 지시하곤 합니다. 그러나 보면 저녁 늦게까지 해도 일이 줄어들지 않아요. 게다가 요청한 걸 미루거나 못 들어주고 있는 경우도 자주 있고요. 그러다 보니 밤에 잘 때도, 주말에도 마음이 답답합니다. 언제 어디서 모른 척 미뤄둔 일이 크게 터질까 초조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렇게 바쁜 하루들을 지나고 일주일, 한 달을 돌아보면 무슨 일을 했는지 이상하게도 적을 만한 것들이 없어요.

이건 현실일리가 없어 (사진 : 픽사베이)

사실 그게 정말 미스터리랍니다. 분명히 본인과 팀원들은 숨 쉴 시간도 없이 일하는 것 같은데 왜 적을 게 없는거죠?


처음에 팀장이 되면 맡긴 일을 정신 없이 하다가 일주일, 한 달, 일년을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프로젝트 전체를 기획할 만한 시야가 아직 없기 때문에 기존에 주어진 업무를 그저 열심히 하는 것에서 역할을 찾는 경우가 많죠. 그러나 제대로 된 팀장은 거기에 그쳐서는 안돼요. 


그렇게 정신 없이
닥친 일만 하다 보면
연말에 정신 없는 실적만
남게 되거든요


# 자잘한 걸 모아 대표 프로젝트를 만들어라


이거 보이시죠? (사진 픽사베이)

“좁쌀 서 말 굴리는 것보다 호박 하나 굴리는 게 낫다.” 


제가 존경하는 CEO가 늘 임원들에게 하는 말입니다.


원래 하던 업무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에요. 하지만 그건 아무리 잘해도 B 이상 받지 못하거든요. 당연히 해야 하는 거니까요. 그러니 일년 동안 코피가 나도록, 야근하며 열심히 하더라도 연말이 되면 ‘보통’ 평가 밖에 줄 수 없어요. 


그러면 대부분의 직원들은 억울해 하죠. 경영진이 총애하는 다른 부서 때문에 불이익 당한거라고 씨근덕대면서 남을 원망하고 술로 울분을 달랩니다. 그러고 마음을 추스린 후 다시 ‘당연히 해야만’ 하는 일들을 더 열심히 하는 악순환을 반복한답니다. 그리고 연말에요? 또 좌절하지요.



 대표 프로젝트가 없는 경우


경영진: 그 부서에서 일년 동안 한 일이 뭔가?


A: 기자들과 우호적 관계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워크샵도 진행하고, 기자 대기실도 좀 더 쾌적하게 바꿨습니다. 주부 소비자 대상으로 설명회나 공장 시찰도 지원했고요, 전문가를 불러 공청회도 10회나 개최했습니다. 직원들도 매일 야근하고 주말에도 자주 출근할 정도로 정말 바빴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고생했는데 당연히 보상이 있겠지?)


경영진: ……(몇 년째 하는 뻔한 업무를 하면서 야근은 왜 한 거지? 부서장이 무능한가? 도무지 지시를 하지 않으면 생각없이 시킨 일만 하는구먼.)


그래서 일년 동안 뭘 했다고? (사진 : 픽사베이)


 대표 프로젝트가 있는 경우


경영진: 그 부서에서 일년 동안 한 일이 뭔가?


B: ‘1만명 FAN Makers’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했습니다. 기존 대외홍보 전략은 불특정 대상을 타겟 하다 보니 약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기자, 소비자, 학계, NGO, 투자자 등 중요한 1만명을 선정해 맞춤형 전략을 세웠습니다. 대상에 맞게 워크샵, 산업견학, 공청회 등을 수십차례 진행하여 어느 정도 괘도에 올랐습니다. 일년 동안 정말 바쁘긴 했지만, 이 1만명이 앞으로도 회사의 귀중한 자원이 될 거라고 생각하면 뿌듯합니다.


경영진: 맞아, 그 프로젝트! 임원회의에서 칭찬하는 걸 여러 차례 들었지. 

(역시 젊은 사람들의 접근 방식이 신선하네. 저렇게 똑 부러지게 일하는 부서라면 당연히 내가 신경써줘야겠지.)


그러니 대표 프로젝트를 만드세요. 
현재 하고 있는 자잘한 프로젝트를 
하나로 묶을 큰 프로젝트를 기획하세요. 

기존의 프로젝트를 하나로 묶고, 관점과 방향, 강조점을 살짝 틀면 대표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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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승진의 정석> 본문 내용을 각색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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