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소연 Mar 11. 2019

숫자 감각 없는 후계자를 키우는 조직은 없다 : 숫자력

조직을 생존하게 하는 필수 능력


측정 가능해야 관리할 수 있다  - 피터 드러커 –

매년 모든 국가 회계장부를 손으로 기록하십시오. 군주는 국가 재정의 저축부터 지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장바티스트  콜베르(프랑스 루이 14세 재무장관) -


# 많은 창업 기업과 NGO 단체가 실패하는 이유


요즘 스타트업을 하는 청년들이 많고, 제2의 커리어를 꿈꾸며 자기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중장년도 많습니다. 그런데 그들 대부분이 하나 같이 고생하는 것이 있어요. 자금 부족이나 마케팅, 판로 확보 문제 못지않게 괴롭히는 문제이지요.


바로 재무관리입니다.


정확히 현금 흐름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니 매출이나 수익률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해 고질적으로 자금 관리에 애를 먹지요. 그러다 보니 수익률이 높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줄이고, 수익률이 낮은 제품을 공격적으로 마케팅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합니다.

내가 지금 돈을 벌고 있는 건지, 망해가고 있는 건지? (사진 : 픽사베이)


회사 조직을 경영하는 사람들은 돈이 얼마나 무서운지 압니다. 아무리 제품이 많이 팔리고 호황이라도 재무 흐름이 막혀서 몰락하는 기업들을 너무 많이 봤거든요. 회사의 재정 상태가 좋으면 서로 돈을 빌려주려고 하지만, 정작 자금 흐름이 막혀서 가장 절실할 때 도와주는 곳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해요.


그래서 돈이 보내는 신호에 본능적으로 민감한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비용을 무조건 아낀다는 의미가 아니에요. 꼭 필요한 분야라면 회사의 사활을 걸고라도 투자를 할 수 있지만, 쓸데없어 보이는 곳에 돈이 새는 건 병적으로 싫어합니다. 그런데 사업 본부를 맡길 리더가 재무 감각이 없이 무작정 일을 저지르는 사람이라면 후보군에서 조용히 제외하게 되지요.


조그만 사업체를 보더라도 알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어떤 노부부가 자식이 식당을 한다고 해서 3억 원을 투자해줬다고 해봐요. 그런데 그중 1억 원을 인테리어로 쓰고, 1억 원은 포털 광고나 무료 시식쿠폰 등으로 쓰고, 남은 1억 원으로 가겟세, 인건비, 재료비 등을 쓴다고 하면 어떻겠나요?

조그만 식당도 재무 감각이 없으면 망한다 (사진 : 픽사베이)


정말 대박이 난다면 모르겠지만, 오래 버티기 힘들겠죠.

식당이 안정적인 괘도에 오르는데 1년가량이 걸리는데. 그때까지 버티지도 못하고 빚더미에 앉을 겁니다. 인테리어, 광고, 마케팅 모두 중요하지만 치밀한 예산 전략이 뒷받침되지 않는 사업 계획은 실패할 가능성이 너무 높으니까요. 설사 부모라도 그 청년에게 다시 기회를 주지 않겠지요.  




규칙 1. 모호한 형용사 대신 숫자를 사용하라


꼭 경영진까지 올라갈 생각이 없다고 하더라도 아티스트가 아니라 비즈니스를 하는 조직의 직장인이라면 숫자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경영진의 회사어가 숫자이거든요


이미지 하나, 슬로건 하나로 마음을 사로잡는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들도 외부 클라이언트를 만나 설득할 때는 역시 숫자를 벗어날 수 없어요. 따라서 사업을 계획할 때나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숫자화 하여 사고하는 훈련을 하시길 바랍니다.  


숫자 1은
누구에게나
숫자 1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분기 매출이 대폭 성장했다고 보고하면 듣는 사람은 반사적으로 ‘얼마나?’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결국 한 번 더 물어보게 되지요. 자기가 생각한 대폭이라는 단어와 비슷하게 높은 성장률이 있었을 경우는 결과가 만족스러우니 한 번 더 물어본 번거로움은 너그럽게 용서되겠죠.


하지만, 성장률이 자기가 생각하는 대폭이 아니라면요?(대부분 이런 경우가 많죠) 무슨 근거로 대폭 성장했다고 하는 건지 질타를 할 겁니다. 고작 그 정도를 대폭이라고 생각했다면 목표 설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 아니겠어요? 마지막으로 최악의 상황은 보고하는 사람이 정확히 숫자를 모르는 경우예요. 이 경우는 상대방의 시간을 쓰레기통에 버린 것과 마찬가지예요. 결국 상대방은 아무 정보도 얻지 못하고 다시 보고 받아야 하는 상황이니까요.


즉, 좋은 경우는 하나밖에 없는 겁니다. 게다가 그 좋은 경우는 확률상 낮으니 우리가 좋은 인상을 줄 가능성도 낮죠. 그러니 만약 당신이 그런 표현을 습관적으로 쓰는 데 상사가 화를 내지 않는다면 너무나 호인이라서 참고 있거나, 숫자를 제외한 나머지 역량이 너무나 탁월해서 봐주고 있거나, 아니면 포기하고 곧 자르려고 결심했거나, 셋 중 하나랍니다.

이번 매출이 어떤가? 음...괜찮은 편 같아요_feat. 상사 분노 유발자

< 예시 : 모호한 표현 vs. 숫자를 사용한 정확한 표현 >

 

Q1. 이번 4분기 매출 성장은 어떤가?

Wrong A. 대폭 성장했습니다.
Right A. 7% 성장했습니다.


Q2. 뉴욕 공항에서 행사장까지는 얼마나 걸리나?
Wrong A. 별로 멀지 않습니다.
Right A. 15km 정도입니다. 평균 40분 걸린다고 합니다.


Q3. 이번 온라인 홍보 전략 반응을 보고해보게.

Wrong A. 매우 반응이 좋습니다. 호응이 뜨겁습니다.

Right A.  온라인 제작 동영상 조회수가 10만을 넘었습니다. 매우 반응이 좋습니다


Q3. 이번 컨퍼런스 참석자 모집이 어떻게 되고 있나?

Wrong A. 그다지 많이 신청 안 했습니다.

Right A. 아직 50명밖에 신청 안 했습니다.



규칙 2. 숫자를 직관적이고 감각적으로 표현하라


숫자만 사용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닙니다. 그 숫자가 가진 의미를 덧붙여 써주지 않으면 숫자 역시 모호한 표현으로 전락할 수 있어요


숫자 1은
누구에게나 숫자 1이라고 했잖아요?


이렇게 항의하시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네요. 음...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만약 올해 우리 회사 제품이 인도에서 2천만 개 팔렸다고 해봐요. 좋은 소식인가요? 나쁜 소식인가요? 그리고 이번 분기의 매출 성장률이 7% 라고 보고하면 상사가 기뻐할까요 화를 낼까요?


상황(맥락)에 따라 다릅니다.  


얼핏 들으면 2천만 개 팔린 게 좋은 소식 같지만, 만약 작년에 4천만 개 팔렸다고 하면 매출이 절반으로 폭락한 거죠. 매출 성장률도 마찬가지예요. 이미 스테디셀러로 안정된 모델인 경우 7% 성장이면 긍정적이지만 올해 7년 만에 신제품을 내놓았고, 이번 분기 매출 기대 성장률이 20% 대였다면요? 아주 침통한 소식인 거죠.  


이처럼 숫자 자체는 누구에게나 같은 크기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그러니 두 가지 원칙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첫째, 보고는 가능한 숫자를 사용하여 계량화 하고,
둘째, 그 숫자가 가지는 의미를 반드시 덧붙여서 써줘야 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의미를 함께 담아줄 것 (사진 : 픽사베이)


보고에는 보고자의 의도가 반영되죠. 만약 우리가 7% 매출 성장률을 자랑하고 싶다면 이 7%의 의미를 가능한 다양하게 설명하면 좋습니다. 예를 들면, 전년 동기 대비 2배 성장이다든가, 경쟁사의 유사 제품 매출 성장률보다 1.5배 높다든가 라는 표현을 덧붙이면 되는 거죠.


신문이나 뉴스의 헤드라인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언론들이 선호하는 방식이거든요. 언론은 정확한 소식을 알려야 하는 책임뿐 아니라 교육과 경험 수준이 다양한 일반 국민들이 모두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전달해야 하는 의무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팩트를 정확히 전달하되 비교나 비유를 잘 사용합니다. 산불이 났을 때 피해 규모가 몇 헥타르라고 표현하면서 여의도 광장의 100배 규모라는 식의 설명을 덧붙이는 식으로 말이에요.


1.  비교를 사용하라

: 전년 동기 대비, 3년간 평균 매출액 대비, 경쟁사 대비 등 비교할 만한

기준점을 제시하면 이해가 쉽다.  


2.  친숙한 대상을 기준으로 삼아라

: 여의도 10배 크기, 축구장 24개 크기, 남한의 3배 크기, 서울과 부산을 8번 왕복하는 거리 등의 친숙한 대상을 비유로 삼으면 좋다.


3.  숫자에 감각적 느낌을 추가하라

: 아시아인 4명 중 3명이 사용, 대한민국 성인 10명 중 8명이 찬성, 1960년 이후 58년 만의 행사 등의 표현은 더 직관적으로 느껴진다.


비용을 사용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거나 진행 상황을 보고할 때 특히 이 수업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네요. :)



(1) 구독과 공유는 작가에게 큰 응원이 됩니다 :)

(2) <승진의 정석> 본문을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핵심 프로젝트를 찾는 눈 : 기획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