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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연 Mar 18. 2019

시간과 사람을 관리하는 규칙: 관리력

회사에서 가장 희소한 자원을 열 배로 활용하는 법


# 회사에서 가장 희소한 자원은?


리더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 역량 중에 한 가지는 ‘관리력’입니다. 탁월한 기획력을 가지고 멋진 방향을 잡았다고 해도, 실제로 끌고 갈 능력이 없다면 소용이 없으니까요.


회사에서 중간 관리자 또는 임원이신 분들께 물어볼게요. 하루의 삶 속에서 제일 부족하다고 느끼는 게 뭔가요?

시간이 너무 없어요 


맞아요. 시간이 없죠. 그러고 사람이 항상 부족하죠. 


리더 = 프로젝트 관리
프로젝트 관리 = 시간과 사람 관리


이런 로직에 따르면 리더는 시람과 사람을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조직에서 가장 희소하고 아까운 자원을 어떻게 잘 운영하는지를 배워야겠죠. 




# 처음 팀장(또는 프로젝트 리더)을 맡는 사람의 웃픈 좌절기


일 잘한다고 칭찬받는 많은 실무자들이 처음 팀장이 되면 이런 과정을 겪어요. 


주변의 기대와 시기가 동시에 쏟아지니 부담이 커집니다. 그래서 팀원으로 에이스로 불렸던 시절처럼 맡겨진 일은 거절하지 않고 떠안아요. 특히, 자기를 직장 선배의 롤모델처럼 바라보는 팀원들의 눈빛을 보며(물론 착각인 경우도 많습니다)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죠. 팀원이 도움을 청할 때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도우려고 하고요.


하지만 이런 삶의 패턴에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습니다.


우리 몸이 하나라는 거죠


일거리가 테트리스처럼 쏟아진다! (사진 : 픽사베이)


많은 중간 관리자의 하루는 이런 식입니다. 아침 6시부터 8시까지는 상사의 지시사항과 집중해야 하는 업무들을 처리해요. 8시부터 9시까지는 팀원 별로 업무 지시사항을 메일로 보내죠. 9시가 되는 순간부터는 밀려오는 팀원의 보고와 외부 요청, 지시사항 등을 처리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면, 저런. 이미 저녁이군요. 


하지만 관리자가 되면 회사 내부나 외부 사람들을 많이 만나야 하고, 외부 일정도 많아집니다. 저녁 일정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10시 가까이 되는 거죠. 토요일은 밀린 이메일을 체크하고, 일요일은 다음날 출근해서 임원에게 얘기할 팀 사업의 기획과 전략을 고민하느라 마음이 뒤숭숭합니다. 


그러나 이 위태위태한 스케줄은 팀원 중 누군가 실수하거나, 데드라인을 맞추지 못하거나, 위에서 긴급 지시사항이 내려오면 어김없이 흐트러지죠. 그러면 밀린 업무를 메꾸느라 잠자는 시간을 더 줄이고, 점점 더 초조해지게 됩니다.

상사가 던지고 간 똥과 부서원이 저지른 엿을 동시에 치우는 느낌적인 느낌이다 (사진 : 픽사베이)


이런 삶을 사시고 계신다면 제 말을 믿으시고 얼른 나오세요.

전혀 지속가능하지 않답니다. 그리고 그 초조감은 금방 주변에서 알게 된다고요.




# 드라마 속 커리어우먼과 실장님은 어디에?


후배 직원들의 일을 떠안고 가려는 심리는 뭘까요?


아마 드라마에 나오는 커리어우먼이나 실장님의 환상도 쪼끔 영향이 있을 겁니다. 왜 드라마에 나오는 실장님들 보면 뭐든 유능하고 직원의 아무리 큰 문제라도 손쉽게 해결해주잖아요. 은연중에 그렇게 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거죠. (사실 누군들 안 그렇겠습니까? 훌쩍) 그러니 팀원들의 문제를 다 지고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사실 회사에서 일 잘하는 사람으로 연차가 쌓이다 보면 정확한 정답은 몰라도 어떤 식으로 접근하면 되는지 알거든요. 그래서 팀원이 생각지 못했던 방법을 찾아 짠! 하고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이런 소리를 기대하면서요.


우와! 역시 팀장님(상무님)은
다르세요!


하지만 그 마음은 얼른 내려놓아야 해요. 우리는 드라마 속의 실장도 아니고, 히어로 액션의 주인공도 아니니까요. 멋지고 싶어 하는 허세를 내려놔야 숨 쉴 시간이 늘어납니다. 우리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남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업무를 대신하느라 보내기에는 금방 지나가는 소중한 순간들도 너무 많다고요.




# 온켄 주니어와 바스의 '누가 원숭이를 가지고 있나'


온켄 주니어와 바스의 ’ 누가 원숭이를 가지고 있나’라는 글을 한 번 읽어보세요. 많은 매니저들을 절망에서 건져 준 글이거든요


Who’s got the monkey?

by William Oncken, Jr & Donald L. Wass


다음과 같이 상상해 보자. 매니저가 복도를 걸아가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그의 부하 지구언 존스가 매니저를 향해 걸어오고 있다. 두 사람이 만날 때 존스는 매니저에게 “좋은 아침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매니저님도 아시다시피...”라며 말을 건넨다.


존스가 말을 이어감에 따라, 매니저는 이 문제에서 그의 부하 직원들이 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제기하는 모든 문제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간파한다. 즉, 이 매니저는 ① 자신이 개입할 만큼 문제에 대해 충분히 알지만 ② 자신에게 기대되는 즉각적인 결정을 할 만큼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매니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당신이 이 문제를 제기해 주어 고맙습니다. 그런데 나는 지금 바쁩니다. 대신 내가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차후 알려드리죠.” 그러고 나서 매니저는 존스와 헤어진다. 


이 상황을 분석해 보자. 두 사람이 만나기 전에 ‘원숭이’는 누구의 등에 있었다? 바로 부하 직원의 등에 있었다. 두 사람이 헤어진 뒤에 원숭이는 누구의 등에 있나? 바로 매니저의 등이다. 

목이 뻐근한 건 기분 탓이겠지 (사진 : 픽사베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자기 경영 중  -




# 규칙 1. 내 등의 원숭이를 치워라 


원숭이를 다시 돌려준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뜻인지 설명해볼게요.


만약 당신이 저에게 시간과 사람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고 해봐요. 그러면 당신은 제 등에 당신의 문제, 즉 원숭이를 옮겨 놓은 거죠. 저는 당신의 문제에 대해 답변을 줄 때까지 그 원숭이를 데리고 키워야 해요. 


원숭이를 안 키우고 즉시 돌려주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첫째는 당신이 만족할 만한 답변을 즉시 주는 것이고, 둘째는 당신이 만족한 답변을 얻기 위해 필요한 숙제를 내주는 것이죠.

어느 정도 답을 알고 있고 시간 여유가 있다면 당연히 지금처럼 얘기해 주겠죠. 그런데 시간이 없거나 당장 답을 줄 정도까지는 아닌 주제라면 어떻게 하겠어요? 그럴 때는 당신이 더 고민하면 답에 근접할 수 있도록 과제를 줄 겁니다. 


예를 들면, 일주일을 기준으로 시간대별로 무슨 업무를 하는지 적어보라고 하겠어요.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알아야 도움을 줄 거 아니에요? 그리고 여러 연구 결과에서 보면 대부분의 사람, 특히 리더들은 시간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하는’ 일이 굉장히 달라서 그 괴리를 보는 것만 해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해요. 


그러니 저는 어떤 경우 간에 원숭이를 당신의 등에 옮겨 놓고 일주일 후에 그 녀석을 다시 보게 되겠지요. 판단을 내리기 더 유리한 자료와 함께 말이에요.

 

원숭이는 제 등에 있을 틈이 없네요


부서원이 고민하는 문제의 대부분은 즉시 답을 주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상황을 더 알아봐야 할 때가 많고 그 이슈 자체가 익숙하지 않을 때도 있죠. 


그런데 도움을 청하는 사람이 10명이라면요? 한 사람 당 문제를 3개씩만 들고 와도 우리 숙제는 30개가 되는 거예요. 


당연히 우리는 30개를 동시에 집중해서 고민할 역량이 안 돼요. 그러면 팀원이 우리를 관리하기 시작하겠죠. 


팀장님, 제가 저번에 말씀드린 건
어떻게 됐나요?
팀장님, 오늘까지 알려준다고 했잖아요. 거래처에서 재촉한단 말이에요! (사진 : 픽사베이)


그러면 우리는 허둥대면서 팀원이 ‘시킨 일’을 하느라 바쁘겠죠. 걸핏하면 마감을 맞추지 못하니 팀원의 따가운 눈총을 받을 거고요. 팀원 입장에서는 자기 일은 진즉 했는데 팀장이 중간에 병목이 되는 바람에 발목을 잡고 있으니까 말이에요. 


혹시 이런 말 자주 하시는 분 계신가요?


아, 내가 좀 더 검토해보고 바로 알려줄게


오! 저런, 그렇다면 원숭이 농장을 거느리시겠군요. 


리더가 팀원을 관리하는 것이다. 팀원이 리더를 관리하는 게 아니라. 
하지만 허둥대는 리더는 상사와 팀원의 재촉을 동시에 받는다. 



(1) <승진의 정석> 저서의 내용을 각색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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