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전통시장, 골목상권 생존 조건』 스물한번째 이야기
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손님은 이미 하나의 여정을 시작한다.
하지만 많은 상인들은 이 단순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
‘좋은 물건만 있으면 팔리겠지’라는 생각은 오래전에 깨져버린 낡은 믿음이었다.
요즘 손님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러 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경험을 하고 싶으냐’를 기준으로 시장을 선택한다.
나는 시장을 걸을 때마다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왜 어떤 시장은 발걸음이 저절로 오래 머무르고, 또 어떤 시장은 금세 나와버리고 싶을까?”
그 차이는 바로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 을 설계했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었다.
예를 들어, 한 시장은 입구에서부터 정돈된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오늘의 특가 품목이 어디에서 팔고 있는지, 화장실이나 주차장은 어디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손님은 헤매지 않고 곧장 원하는 곳으로 갔고,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또 다른 가게에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이것이 여정의 시작이었다.
반면 다른 시장은 입구에서부터 혼란스러웠다.
좌판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손님이 궁금해하는 정보는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필요한 물건 하나만 사고는 곧장 발길을 돌려버렸다.
시장 전체가 기회를 놓친 셈이었다.
고객 여정이란 거창한 이론이 아니다.
손님이 시장에 들어와서 “무엇을 보고, 어떻게 느끼며, 어떤 경로로 소비를 이어가는가” 를 미리 그려보는 일이다.
작은 디테일이 손님의 체험을 완전히 달라지게 한다.
○ 입구에서 환한 인사와 깔끔한 안내가 있는가?
○ 둘러보는 동안 눈길을 끄는 재미 요소가 있는가?
○ 쉬어갈 공간이나 가벼운 먹거리가 준비돼 있는가?
○ 마지막에 다시 오고 싶게 만드는 마무리가 있는가?
이것이 바로 시장의 고객 여정 설계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상인들과 나누며 늘 강조했다.
“우리는 가게 물건만 파는 게 아니다. 고객이 시장에 와서 겪는 전체 경험을 판다.”
손님이 장바구니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까지 시장의 여정은 계속된다.
좋은 경험을 한 손님은 다시 돌아올 뿐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 이야기를 퍼뜨린다.
그것이 곧 시장의 생존 동력이 된다.
결국, 시장도 이제 고객 여정 설계가 필요하다.
낡은 풍경만으로는 발길을 묶어둘 수 없다.
손님의 시선으로 한 걸음 앞서 시장을 설계하는 순간, 시장은 비로소 살아나는 것이다.
멘토K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현장에서 ‘고객 중심의 여정’을 강조한다.
시장은 더 이상 물건만의 공간이 아니라, 경험을 설계하는 무대여야 한다.
- 멘토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