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켠의 열 아홉번째 시
회의실 구석,
내 이름이 적힌 의자에 앉아 있었으나
그 자리는 이미 비어 있었다.
남들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끄덕이며,
남들의 말끝에 맞장구를 치는 동안
나는 조금씩 문 밖으로 밀려나고 있었다.
결정의 순간마다
내 안의 목소리는 꾹 눌려 잠들었고
남의 말에 더 힘을 싣는 손길이
나의 어깨를 대신 움직였다.
그날 따라 더욱 뚜렷이 보였다,
내가 내 자리를 지우고 있다는 사실
사람들 속에 있으면서도
나는 그림자 하나로 서 있었고,
내가 아닌 누군가가
내 이름으로 말하고 있었다.
그 침묵과 외면 사이에서
가장 먼저 등을 돌린 건
세상이 아니라 바로 나였다.
문득 거울 앞에 선 밤,
비친 얼굴이 낯설게 다가왔다.
버티며 지켜낸 게 아니라
나 스스로를 밀어냈다는 고백,
그 고백이 내 귓가에 오래 울려
잠들지 못한 채 새벽을 맞았다.
한켠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