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디는 사람의 언어

한켠의 스무번째 시

by 멘토K


견디는 사람에겐

화려한 말이 필요 없다.

그저 하루를 버텼다는 짧은 고백,

숨소리 같은 안부가 전부다.


버스 안에서 졸다 깬 눈빛,

커피잔을 쥔 채 가만히 떨리는 손,

회의 자리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습관.

그 속에 숨어 있는 언어를

아는 사람만이 읽을 수 있다.


견디는 사람의 언어는

“괜찮습니다”라는 말 속에 숨어 있다.

정말 괜찮아서가 아니라

넘어지지 않으려 애쓰는 의식 같은 것.

그 말 뒤엔,

수없이 삼켜낸 울음과

덮어둔 체념이 자리한다.


누군가는 그 언어를 듣지 못한다.

겉모습이 멀쩡하다는 이유로

아무렇지 않게 지나친다.

그러나 작은 침묵 하나에도

견디는 사람은 무겁게 흔들린다.


나는 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것들이 있음을.

묵묵히 버티는 어깨,

하루 끝에 놓는 한숨,

그 모든 게 견디는 사람의 사전이다.


그래서 나는 조심스레 다가가

작게 속삭인다.

“당신이 버틴 하루,

그 자체로 충분히 빛나고 있습니다.”


그 한마디가,

오늘도 누군가를

다시 내일로 이끌어 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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