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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경쟁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건 뻔한 말일까?

『스타트업 좌충우돌 멘토링_2』 서른 세번째 글

by 멘토K


“대표님, 요즘 가장 신경 쓰이는 게 뭐예요?”


“경쟁사요… 저희보다 조금 늦게 시작했는데도 빠르게 성장하더라고요. 투자도 받았고요.”


서른 초반의 젊은 대표가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한숨을 내쉰다.
그 표정에 묻은 건 초조함, 자신감 부족, 그리고 약간의 패배감


그의 창업 아이템은 ‘지역 oooo을 위한 oo 기반 큐레이션 플랫폼’.
착한 의도, 분명한 문제 인식, 의미 있는 프로토타입까지 갖췄다.
하지만 경쟁사라 불리는 곳은 이미 수도권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확장하며
‘플랫폼이란 이런 거다’는 이미지까지 만들어내고 있었다.


“대표님, 경쟁을 너무 의식하다 보면 방향을 잃어요.
속도보다 중요한 건 방향이에요.”


나는 조용히, 하지만 단호하게 말을 이어갔다.

“지금은 경쟁사가 더 주목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대표님이 처음 가고자 했던 방향,
즉 oooo의 자생력 강화와 ‘00 중심’ 설계라는 본질은 아직 아무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여전히 낯빛은 어두웠다.
그럴 땐 조금 더 선명한 프레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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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

“그 경쟁사가 잘하는 건, 지금 무엇이죠?”
“그 경쟁사와 비교해서, 우리 팀만의 차별성은 뭐죠?”
“경쟁이 두려워질 때마다, 처음 창업할 때 썼던 그 메모장 다시 열어본 적 있나요?”


잠시 침묵이 흐르고, 그는 휴대폰 메모 앱을 열었다.
‘내가 고객이었을 때, 이런 플랫폼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로 시작하는 메모가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그는 다시 자신의 방향을 기억했다.


경쟁은 늘 자극이 된다.
하지만 자극이 곧 정답은 아니다.


스타트업의 성공은 '누가 먼저 출발했는가'보다
'누가 끝까지 자기 길을 잃지 않았는가'에 달려 있다.


방향을 잃고 달리면, 빠를수록 더 멀어진다.
그건 창업이 아니라 질주일 뿐이다.



멘토K의 작은 한마디


성공한 선배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땐 몰랐지만, 결과적으로 방향이 맞았던 거죠.”
그러니 지금 당신이 가는 길이 느려 보여도,
의미가 있다면 끝까지 가보세요.


스타트업은 '빨리 가는 법'보다
'왜 그 길을 가는지'를 잊지 않는 일이니까요.


- 멘토 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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