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마음 한켠』의 다섯번째 시
시계 바늘이
열두 시를 넘기자마자
사무실의 공기가 달라졌다.
대화는 점점 작아지고
의자에서 일어나는 기척만
곳곳에서 조용히 울렸다.
나는 천천히
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도 혼자 걷는 점심길
즐겨 찾는 김치찌개 집은
늘 시끄럽지 않아 좋다.
뜨거운 국물 앞에서
말없이 밥을 비벼먹는다.
숟가락과 그릇이 부딪치는 소리가
유일한 대화처럼 들린다.
창밖엔 햇빛이 있다.
그래도 내 안은
그다지 환하지 않다.
옆 테이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가끔 크게 들릴 때면
괜스레
숟가락질이 느려진다.
나는 오늘도
말없이 밥을 먹고,
말없이 계산하고,
말없이 다시 자리로 돌아간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메일함을 연다.
점심시간은 고요하다.
그래서 더 외롭다.
- 한켠의 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