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과 배려가 항상 정답은 아니다

by 멘토사피엔스

함께 일하기 좋은 동료를 떠올릴 때 생각나는 태도와 연관된 단어들이 많이 있습니다. 책임감 있는 사람, 주도적인 사람, 소통이 잘 되는 사람, 배려심이 있는 사람, 선한 영향력이 있는 사람… 등등

책임감 있는 동료, 배려심 많은 사람을 만나면 항상 일하기 좋을까요?


책임감과 배려는 중요한 덕목입니다. 책임감 있는 사람은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배려심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고 도와주려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덕목들이 단순히 강하면 좋은 것이라는 오해, 또는 잘못된 관점으로 해석될 때,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책임감을 ‘내가 무조건 혼자서 끝내야 하는 의무’로 받아들인다면 협업 과정에서 소통이 단절되고 팀 전체의 성과를 저해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배려를 ‘나의 필요보다 상대방의 편의를 우선해야 한다’로만 해석한다면, 필요한 질문조차 미루게 되어 본인의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즉, 책임감과 배려는 단순히 ‘많이 가질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실행하고 실천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를 잘못 이해하면, 오히려 중요한 가치를 추구하려다 팀워크와 개인 성과를 해치는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나는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길 바란다”고 하면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가치 있는 태도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하려고 합니다. 책임감은 당연히 중요한 덕목입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책임감이 너무 지나친 경우, 또는 책임감을 잘못된 관점으로 해석한 경우, 오히려 부작용이 생기기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례 1: 책임감이 지나친 개발자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한 개발자를 매니징하게 되었는데, 평소 대화할 때는 말도 잘하고 소통도 원활한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평가를 위한 피드백을 취합했을 때, 공통적으로 나온 의견이 “의사소통이 어렵다”, “답답하다”는 것이어서 의외였습니다. 다른 1:1에서도 유사한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었지만, 이제는 반복적이고 공통된 의견이 나온 만큼 본격적인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내막을 살펴보니 이렇습니다. 스크럼이나 공식 회의 때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업무 중간에 갑자기 의견을 나눌 필요가 있을 때, 자리에 찾아가 물어보면 유독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지금은 바쁘니까 이따 얘기하자”라며 돌려보내거나, 짧고 무성의한 답변으로 응수하곤 했습니다.


보통 업무를 진행하기 전에 공수를 산정하고 일정을 잡게 됩니다. 그리고 개발자가 리더를 포함한 비개발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아웃풋은 그 일정을 준수하는 것입니다. 이 개발자분은 일정을 준수하는 것에 대해 강력한 책임 의식이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 책임감을 지키기 어렵게 만드는 다른 요인들을 일종의 방해요소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일정 내에 업무를 끝내야 한다는 압박이 매우 강했고, 그 일정 준수를 방해하는 모든 요소를 업무의 방해물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갑작스런 질문, 예상치 못한 요청, 심지어 다른 팀원의 협업 요청조차도, 일종의 ‘방해’로 인식된 것입니다. 몰입해서 해야 되는데 방해받는 것, 하루를 시작하면서 계획한 생각과 방법들이 있는데 그게 틀어지는 것. 이런 것들이 굉장히 불편했던 것이죠.


그 결과, 이 개발자는 원래 성격이 소통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정에 대한 책임감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소통과 협업이라는 다른 중요한 가치를 놓치는 상황에 빠졌습니다.


즉, 이 사례는 책임감이 과한 것과 책임감의 방향을 잘못 이해한 것이 결합된 문제였습니다.

일정 준수는 중요하지만, 협업 중 발생하는 즉흥적 질문과 요청도 전체 일정의 일부로 봐야 합니다.

‘나의 책임은 일정만 지키는 것’이라는 관점은 협업의 본질을 잊게 만들며, 나의 책임은 팀 전체의 성공을 위한 기여라는 더 큰 관점을 잃게 만듭니다.


사례 2: 배려심이 지나친 구성원


배려를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구성원에게도 다른 형태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있었습니다. 그 구성원은 업무 중간에 데이터 확인이 필요했는데, 다른 팀원의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혹시 지금 물어보면 방해가 될까봐…”라며 질문을 미루다 결국 하루가 지나버렸고, 팀 전체의 일정이 지연되었습니다. 문제는, 그 질문은 단 2분이면 답변을 받을 수 있는 아주 단순한 것이었다는 점입니다.


그의 배려심은 진심이었지만, 오히려 팀의 속도를 늦추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이런 상황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첫째, 배려심의 과잉: 상대방의 상황을 고려하느라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지나치게 미룬 것입니다.

둘째, 배려의 잘못된 해석: “방해하지 않는 것”만이 배려라고 생각한 점입니다. 실제로는 “필요할 땐 빨리 물어보고 처리하는 것이야말로 팀을 돕는 배려”일 수도 있습니다.


팀워크에서 중요한 것은 적절한 타이밍에 필요한 질문과 요청을 주고받는 것입니다. 아무리 배려심이 깊어도, 주저하며 시간을 끄는 행동은 결과적으로 팀의 생산성을 해치고, 그 자체로 협업의 장애물이 될 수 있습니다.

책임감과 배려는 분명히 중요한 태도입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를 무조건적으로 강조하거나, 하나의 가치만을 절대적으로 따르다 보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여기서 균형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균형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첫째,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조절하는 것입니다. 지나치게 책임감을 느끼다 보면 타인의 협업 요청을 방해 요소로 여겨 소통을 피하게 되고, 지나치게 배려하다 보면 필요할 때 필요한 질문도 못 하며 스스로를 소극적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습니다.


둘째, 다양한 태도를 함께 고려하는 시야를 갖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책임감을 발휘하되 협업자와의 소통을 잃지 않는 태도, 배려를 실천하되 필요한 때는 적극적으로 물어보는 용기, 그리고 자신의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함으로써 팀 전체의 성과를 높이는 시각이 함께 필요합니다. 어쩌면 빠르게 업무를 처리하고, 동료들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배려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균형 감각입니다. 책임감과 배려심이라는 좋은 태도를 균형 있게 발휘할 때, 우리는 더 성숙한,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균형을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시도해 보면 좋습니다.


자기 인식 내가 어떤 덕목을 중요하게 여기고, 그것이 과하게 발현되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내 행동이 동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피드백 수용 다른 사람들이 보는 나의 모습은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동료들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구하고, 그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세요. 그 안에 성장의 실마리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상황에 맞는 우선순위 설정 모든 가치를 동시에 챙길 수는 없습니다. 때론 책임감이, 때론 소통이 더 중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회의 중에는 집중하고, 회의 후에는 소통과 배려에 더 시간을 내어보세요.


자기 관리 좋은 태도는 에너지와 시간의 관리에서 나옵니다. 일을 잘하기 위해선 휴식도 필요합니다. 내 컨디션을 관리하고 스트레스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도 좋은 동료의 기본 조건입니다.


결론


책임감과 배려는 분명 훌륭한 덕목입니다. 하지만 그 자체로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지나친 책임감은 때때로 타인과의 소통을 단절시키고, 과한 배려는 오히려 내 역할을 축소시켜 팀 전체의 성과를 저해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균형입니다.


내 업무에 책임감을 갖되, 주변과의 소통과 협력을 소홀히 하지 않고, 배려심을 잃지 않되 내 성장과 기여를 포기하지 않는 태도. 이 균형을 고민하며 행동할 때, 우리는 단순히 ‘좋은 사람’이 아닌, 팀을 함께 성장시키는 좋은 동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동료 한 명 한 명이 모여 만들어내는 힘이 바로, 팀의 진짜 경쟁력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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