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당연히 대출금리도 내려간다?"
아쉽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세 차례나 인하했음에도, 정작 은행 창구에서 만나는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이거나 오히려 오르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 → 대출금리 인하"라는 공식은 당연해 보이지만, 실제 금융 시장에서는 이 당연함이 깨지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왜 이런 '상식 파괴'가 벌어질까요?
이 글에서는 기준금리와 대출금리 사이에 숨겨진 관계를 파헤쳐보겠습니다.
3.5%를 유지하던 한국의 기준금리는 2024년 말부터 세 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하되었습니다
- 2024년 10월 11일: 3.5% → 3.25% (0.25%p 인하)
- 2024년 11월 28일: 3.25% → 3.0% (0.25%p 인하)
- 2025년 2월 25일: 3.0% → 2.75% (0.25%p 인하)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bok.or.kr/portal/singl/baseRate/list.do?dataSeCd=01&menuNo=200643
그렇지만 실제 은행에 가보면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입니다.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가 기대만큼 하락하지 않거나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금리 인하 기대의 선반영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시장금리에 선반영되어 있었기 때문에, 실제 인하 이후 추가적인 금리 하락 폭은 제한적이었습니다. 또한, 인하 직후 시장에서는 향후 통화정책 완화 정도에 대한 기대가 다소 과도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장금리의 추가 하락이 제한되거나 일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은행의 가산금리 조정 및 대출 포트폴리오 관리
대출 경쟁 심화로 인해 상반기 중 가계대출 가산금리가 크게 낮아졌으나, 2024년 8월 이후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인상하여 대출금리를 올렸습니다. 이는 과도하게 축소되었던 가산금리를 정상화하고, 특정 부문에 대출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의 상승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가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여전히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에 따라 대출금리도 하락하지 않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정책적 노력도 대출금리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입니다. 대출금리를 낮출 경우 가계대출이 다시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은행들은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즉각적으로 하락하지 않거나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은행의 가산금리, 자금조달 비용(COFIX),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금리 추이는 어떻게 되고 이에 대해 소비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금리 인하의 기대로 이미 작년 상반기에 금리가 내려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은행이 가산금리를 조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산금리의 추이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2024년 7월까지 가계대출 금리가 이미 0.76% 하락했습니다. 당시 기준금리가 3.5%였는데 일부 은행의 대출금리 역시 그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합니다. 이는 국내외 통화정책의 완화 기대를 미리 반영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금리 인하의 선반영도 있었지만 은행들이 2024년 초 대출 경쟁을 통해 가산금리를 낮췄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즉, 지금은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2024년에 전반적으로 낮게 만들었던 요인들이 없어지는 추세입니다. 경쟁, 금리 선반영으로 낮추었던 가산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인상했다고 하는데, 이것이 어떤 의미일까요? 먼저 대출금리의 구조를 이해해보겠습니다.
대출금리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정해집니다.
대출금리 = 기준금리(코픽스, 금융채 등) + 가산금리 – 가감조정금리
가산금리는 기준금리 위에 추가로 얹어지는 금리로, 다음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1. 조달/운영비용: 은행이 대출 업무를 처리하는 데 드는 실제 비용 (인건비, 시스템 운영비 등)
2. 위험가중치: 대출자의 신용등급과 담보 가치에 따른 위험 비용
3. 기대이익률: 은행의 목표 수익률 (보통 1~2% 수준)
예시) 신용등급 1등급, 담보가치 충분한 경우:
- 조달/운영비용: 0.5%
- 위험가중치: 0.3%
- 기대이익률: 1.0%
= 총 가산금리 1.8%
가감조정금리는 은행이 시장 상황이나 경쟁 여건 등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금리를 가감하는 금리입니다.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거나 특정 상품의 판매를 촉진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정해집니다.
가산금리는 은행마다 자금조달 방식이나 비용구조, 위험 평가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은행별로 차이가 발생합니다. 또한 고객 신용등급에 따라 다르게 적용됩니다. 반면 가감조정금리는 같은 은행의 동일 상품이라도 고객의 급여이체, 신용카드 사용, 자동이체 등 우대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출금리, 기준금리, 가산금리, 가감조정금리는 은행연합회 사이트에서 데이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5년 2월 데이터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데이터를 보면 가산금리와 가감조정금리가 은행별로 꽤 차이가 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산금리는 은행의 경영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수익률을 산정해서 정해지게 되고, 가감조정금리는 마케팅 전략, 은행의 대출상품 경쟁력 확보에도 사용됩니다. 결국 은행마다의 대출금리의 폭은 어느 정도 비슷해지게 됩니다.
만약 최근 가산금리가 인상되었는데,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나 업무 원가가 특별히 증가하지 않았다면, 결국 은행이 수익률(마진)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2024년 초 은행 간 금리 경쟁을 위해 가산금리를 낮췄었고 이것이 정상화되었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이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도 엮입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자연히 대출하는 사람이 줄어들 것이고, 대출금액 총액이 줄어듭니다. 그러면 은행은 마진율을 높여 수익성을 지키려는 전략으로 가산금리를 다시 인상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대출 금리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은행마다 가산금리와 가감조정금리를 통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기준금리와 상관없이 자신들의 대출 금리를 가산금리를 높이고 가감조정금리를 낮춤으로써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은행도 결국 수익을 내어야 하고 수익률을 관리해야 합니다. 따라서 기준금리가 내려갔다고 대출금리가 바로 반영되지는 않고, 대출의 실정, 정부의 규제 정책에 따라 대출금리의 인하 정도와 시기가 얼마든 바뀔 수 있습니다.
COFIX는 국내 8개 주요 시중은행들의 실제 자금조달 비용을 평균한 지표입니다:
1. 신규취급액 기준 COFIX
- 계산 방법: 최근 1개월간 신규로 조달한 자금의 금리 평균
- 특징: 시장 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
- 예시: 2025년 2월 기준 3.52%
2. 잔액 기준 COFIX
- 계산 방법: 은행이 보유한 전체 자금의 금리 평균
- 특징: 과거 고금리 자금이 포함되어 있어 천천히 변동
- 예시: 2025년 2월 기준 3.78%
은행이 활용하는 기준금리 지표는 결국 그 시점의 COFIX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른 기준금리에 사용하는 지표도 있으나 보통 주택담보대출 등의 기준금리로는 COFIX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COFIX는 매월 국내 주요은행들의 실제 자금조달 금리를 가중평균하여 산출합니다. 매월 은행이 지불한 이자비용이 바뀌면 COFIX도 그에 따라 변동됩니다.
또한 COFIX의 평균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과 잔액 기준이 있습니다. 신규취급액 기준은 최근 1개월 동안의 자금의 평균금리입니다. 반면 잔액 기준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모은 전체 자금의 평균금리입니다. 금리가 인하된다면 당연히 앞으로의 신규취급액 기준의 COFIX가 더 빠르게 낮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은행들은 상품마다 신규취급액 기준과 잔액기준의 COFIX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COFIX를 어떻게 반영할지 결정하는 것도 은행이 선택할 수 있습니다. 쉽게 생각해도 금리 인하시기에는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만든 대출 상품이 잔액 기준으로 만든 대출 상품보다 소비자에게 유리합니다. 그러나 전략적으로 은행이 금리 인하 시기에는 잔액기준 COFIX를 적용한 대출상품을 상대적으로 많이 제공하려는 경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를 제한할 수 있는 여지는 결국 은행 간 소비자 유치 경쟁일 것입니다. 또한 금융당국 역시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대출 상품을 구성한 것에 대해 규제하거나 권고를 통해 감독할 수 있습니다.
결국 가산금리와 마찬가지로 COFIX 역시 은행의 고객과 정부, 그리고 자신들의 수익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며 결정하는 금리입니다. COFIX 역시 기준금리의 인하에 반응은 하겠지만 즉각 반응하는 것은 은행의 선택입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금융권의 자율관리를 재차 강조하였습니다. 다주택자의 조건부 전세대출을 제한하려는 시도입니다. 특히 강남 3구와 용산구를 대상으로 유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은 3월 24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실수요자 중심의 자금 공급을 위해 투자자의 대출 취급을 제한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리고 2025년 7월 1일부터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시행됩니다. 이를 통해 대출 규제가 더 강화되고, 대출 한도 역시 줄어들 전망입니다.
정부의 대출규제는 대출 수요를 제한합니다. 그러면 대출 총금액은 줄어들게 되고 이는 은행의 수익률 악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은행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아마도 자신들의 수익률 강화를 위해 대출 금리를 더 높게 유지하는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은행마다 정한 대출 한도 내에서 그 대출금액을 다 소모하기 위해 경쟁하는 차원에서 가산금리를 낮추는 행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를 강력하게 관리하고 있어 앞으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더 엄격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 DSR 3단계는 개인 차원에서 대출 한도가 명백하게 줄어들게 됩니다. 대출의 양을 통제하고 대출할 수 있는 지역을 통제한다는 것은 대출 수요가 줄어들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앞으로도 경기둔화나 저성장 우려가 계속된다면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로 인해 소비자 대출금리 하락은 매우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특히 정부의 대출규제는 강화되고,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된다면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추가적으로 높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을 볼 때, 향후 몇 년간은 가계대출 총량은 축소되고 은행 수익성 확보를 위한 대출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1~2년간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거나 오히려 높일 가능성이 있으니 지금의 금리를 기준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을 세우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한 아래처럼 급여이체, 신용카드 사용실적, 자동이체 설정 등 우대조건을 충족하여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가감조정금리를 적극적으로 찾아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우대금리 조건과 혜택 예시
1. 급여이체: 월 300만원 이상 → 금리 0.3%p 인하
2. 신용카드 실적: 월 50만원 이상 사용 → 금리 0.2%p 인하
3. 자동이체 설정: 3개 이상 등록 → 금리 0.1%p 인하
4. 예/적금 가입: 월 50만원 이상 → 금리 0.2%p 인하
최대 우대금리: 0.8%p 인하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