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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그릇 Jun 10. 2024

여름에 말을 걸다

사계와 대화하다 (2)

https://brunch.co.kr/@mentorworks/178

저의 글을 읽고 한 작가님께서 아래와 같이 말씀을 주셨습니다.



유월에
님의 봄 부르는 꼬리따라 왔소
님하
내일은 그다음을 노래하시구려

-백영호 작가님-

답답한 마음을 어찌할 바 몰라 하던 시절에
코 앞에 다가온 봄을 붙잡고 하소연을 했었습니다.
순식간에 온 6월 초.
이제는 뜨거운 그 열정에 말을 붙여 봐야 겠습니다.

-질그릇-



여름에 말을 걸다.            


안부가 늦었습니다.

그 간 잘 지냈는지요?


시절이 이렇게나 빨리 흘러감에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내 안부가 궁금하지 않을 수는 있으나,

꼭 전하고 싶은 것이 있어 내 근황을 먼저 전합니다.


나는 길고 긴 겨울 동안

손발에 동상이 걸리고

마음도 얼어붙고 상처받아

어두운 서랍 속에 꼭꼭 숨겨져 있었습니다.


올해는 내 마음이 계절의 순환을 따르는 듯,

봄의 마지막 시절에 '살아 있는 빛' 을 붙잡게 되었습니다.

그 빛을 전해 준 이에게는 내가 평생의 큰 빚을 졌습니다.


아직은 내 속에 한기가 가시지 않았고, 때로는 춥고 서늘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따뜻해짐에 나 스스로도 안도하게 됩니다.


당신은 어떻게 지냈나요?

한바탕 폭염을 내릴 각오를 하고 있다고는 들었습니다.

긴 장마도, 한 바탕 소나기도 내려 줄 테지요.


생명이 자라고 스러짐에 이 또한 없을 수는 없으니

당신도 참 귀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다만, 조금은 여유를 가져 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문득,

당신을 닮고 싶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내 맘 속에도 당신의 온도를 닮은

그런 사랑이 조금씩 싹트기를 잠깐 기도드렸습니다.


그 사랑이 간절합니다.

되도록 뜨거운 사랑이면 좋겠습니다.

그 온도에 데일 만큼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그 데인 상처가 나에게는 평생의 보배가 될 겁니다.


그 사랑이 정말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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