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가리 홀씨, 씨 뿌림과 희망에 대하여

개인적 사유와 공존의 이유

by 질그릇

오늘 내일은 글을 쓰지 않으려 했는데,

공기에 미세하게 흩날리는 박주가리 홀씨가

나를 책상으로 이끈다.


아내와 맛있게 짜장면 한 그릇씩하고 돌아 오는 길에

우리 둘의 눈 앞을 가로질러 보도 블럭에 떨어진

멋드러진 깃털을 가진 홀씨다.


올 해는 유난히 힘들었다.

모든 사람들이 다 그랬을 거다.


마음은 조급하고 분주하고 그랬다.

준비를 하고 기대했다가 무너진 일들도 많았다.

이제는 그러려니 할 때도 있다.


순간의 만남이다.


이 홀씨가 나에게 가르침의 질문을 던진다.

'올 한 해 동안 작은 씨앗들을 열심히 잘 뿌렸냐?' 고.


위안과 인정의 말도 해 준다.

'당신도 나처럼 여기저기 다니느라 수고 많았다.' 고.


그리고, 희망과 기대를 내 맘 속에 심어 준다.

'당신도 나처럼 꽃 피울 수 있을 거야.' 라고


이 작은 홀씨는 땅에 자신을 심듯이

내 맘 속에 자신을 심는다.


고맙다.

정말 마음이 저리도록 고맙다.


눈물이 흐른다.

이 눈물은 작은 세상이 나에게 준 위안과 희망에 대한 고마움이다.


또 이렇게 살맛나는 세상이다.




※ 보도 블럭 위의 박주가리 홀씨는 살짝 갖다가 표지 모델로 쓰고, 좋은 땅 위에 살포시 내려 놓습니다. 그리고 글은 수정하지 않고 처음 써 내려간 그대로, 거친 상태로 그대로 둡니다. 어쩐지 이것이 홀씨에 대한 저의 솔직한 마음이라고 생각되어서 그렇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