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내가 무조건 잘했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분노와 억울함이 마음을 감싸면 이런 사리분별은 불가하다. 적어도 아직은 내게 이 분노와 억울함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듣고 싶지 않아도 들리고, 생각하고 싶지 않아도 문득 생각나면 쉽게 떠나 보내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다. 인생에서 그 사람만 만나지 않았으면 내 인생도 분명히 달라졌을 거라는 부질없는 생각이 10년이 넘어도 없어지지 않는 것은 정말 환장할 노릇이다.
[그럼에도 그 사람은 지금 잘 살고 있다]
나만 이렇게 과거의 사슬에 묶여 있는 것 같아서 어떻게든 떨쳐내고 싶지만 계속 내 살을 파고 들어 피가 철철 나고 뼈가 드러나는 것을 보면 마치 지독한 올가미에 걸린 것과 같다. 무엇이 필요할까? 내가 잘못한거라고 스스로 대오각성하면 되는 건가? 내 마음 속 깊이 그 사람을 용서하면 영화에서 처럼 내 마음이 편해지는가? 이도저도 아니면 그냥 인생에서 종종 있는 그런 악연으로 치부하면 되는 걸까? 내가 재수가 없었던 것으로..
어떤 선택도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하지는 못한다. 뭔가 핵심이 빠진 듯한 느낌이다. 누구의 잘못인들 지금 나와 무슨 상관인가? 나의 인생에 난 큰 상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닌데.. 나는 그저 아픈데..
[그럼에도 그 사람은 지금 잘 살고 있다]
여기까지는 지난 10년 동안 많이 생각했다. 게임으로 치면, 이 단계까지는 어떻게든 뚫고 왔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아무런 답도 스스로 내지 못하고, 여기서 마지막 생명을 쓰고 이 게임에서 장렬하게 전사했다. 더 나아가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앞에 나선 강력한 적을 어떻게 물리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인가? 넘어갈 수는 있을까? 또 여기서 끝나는가?
[그럼에도 그 사람은 지금 잘 살고 있다]
수 많은 질문만 남기는 것도 이제는 너무 힘들다. 다음 글은 언제 남길지 모르지만, 이번에 여기서 끝나면 그냥 덮고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멘토로서 역할을 해 온 나에게도 이 문제만큼은 "중의 머리"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