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나만 힘든 것은 아니다.

개인적 사유와 공존의 이유

by 질그릇

그제는 아침부터 늦게까지 분주했다. 피곤해서 일찍 잠이 들었다. 새벽에 깨어 브런치의 글들을 읽는다. 자신과의 대화를 내게 들려 주는 그 소리들이 나는 참 좋다. 그러다가 후배의 죽음과 그의 장례식에 대한 글을 읽었다. 그 순간 문득 내 후배가 생각 났다. 얼굴이 잘 생각하진 않지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나이는 나보다 한 살 많은 1년 후배다. 붙임성이 좋았던 후배로 기억한다. 그의 죽음을 알리는 부고를 받은 것은 2019년 7월 10일이었다.


다음날 병원 장례식장에 갔다. 장례식장 입구에서 한 여자분을 스쳤는데, 문득 후배 동생인가 했다.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데.. 보는 순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지하로 내려가서 호실을 찾아 입구에 이름을 확인했다. 허리를 구부려 신발을 벗고 후배 영정사진 앞으로 걸어 갔다. 웃는 얼굴이다. 누군가 옆으로 지나 간다. 아까 본 그 분이다. 예의를 갖추고, 잠깐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


"저 동생이예요."


맞다. 동생이라고 했다.


수 년동안 암으로 고생을 했다고 한다. 마지막에는 아무의 얼굴도 알아 보지 못했고, 정말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순간 동생과 나는 같이 눈물을 흘렸다.


내가 그저 인생이 힘들다고 투덜대고 있을 때, 태훈이는 삶과 죽음의 모서리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항상 알지만, 언제나 잊고 산다.


"결코 나만 힘든 것은 아니다."


그 일 뒤에도 항상 이 말을 잊고 산다. 또 투덜댄다.


그럴때마다 문득 얼굴도 모르고 살던 그 후배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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