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4
지금으로부터 29년 전, 나는 군입대를 앞두고 휴학을 한 상태였다. 30년을 한 세대로 보는데 그 말이 맞나 보다. 다음달이면 아들은 군대를 간다. 아내는 벌써부터 걱정이 많고, 이것저것 뭐 준비해서 보내야 하는지 분주하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아들과 나는 그렇게 친한 관계는 아니다. 전적으로 내 탓이다. 내 기억에 아들과 보낸 시간이 많지 않다. 나는 항상 바쁘고 지쳐 있었다. 아들은 사춘기를 조금 늦게 겪었다. 그 때 아들이 나에게 했던 말은 마음 깊이 아픔으로 남아 있다. '아빠의 모든 것이 싫다.'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푹 숙이고 우는 아들을 보면서 나는 내 인생 전체를 후회했다. 차라리 내가 애초에 없었으면 이 아이가 더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때부터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아직은 갚아야 할 그 마음의 빚이 태산 같다. 갈 길이 멀다. 아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다닌다. 졸업 후에도 함께 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러다가 또 군대에 간다. 내가 그랬듯이 아들도 군대에 갔다 오면, 자신의 삶을 살아 내기에 바쁠 것이다. 그렇게 멀어질 것이다. 이 멀어지는 것이 당연한 인생사 인데, 마음이 아프다.
여느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말로 나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서툴다.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을 남길 수 있을까? 이 다음에 내가 없더라도 나의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 여러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다가 글을 쓰기로 했다. 아들이 보고 싶어질 때마다,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마다 글을 쓰기로 한다.
욕심이 있다면, 나의 진심이 조금이라도 이 글을 통해 아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 더 욕심을 부린다면, 내가 수많은 실수와 실패를 통해 얻은 깨달음이라는 것들이 아들에게 삶의 지혜로 전해지기를 바란다.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고, 다치지 말고 몸 성히 건강하게 돌아오기를'
이렇게 첫 운을 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