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C 2기] 별처럼 빛나던

별이 만난 의성

DSC06448.JPG 로임캠의 막내로 귀여움을 한 몸에 받던 별


‘친애하는 나의 의성’?


학과 선배이자 LIC 1기 참가자인 쥬의 소개로 로컬임팩트캠퍼스를 알게 되었고, 평화로운 시골 라이프와 뚝딱뚝딱 잘 굴러가는 이상적인 팀프로젝트를 기대하며 의성에 도착했다. 낯선 의성살이, 생전 처음 접해보는 문제정의 프로그램, 낯선 사람과 함께하는 동고동락 등 정말 말 그대로 ‘설렘 반 걱정 반’이었다. 6주가 지난 지금 의성에서의 추억은 내 21살의 시작을 함께 해준 반짝반짝한 기억으로 남았다.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지만 한 번도 자세히 살펴보려는 노력을 해보지 않았던 나에게 ‘지역의 문제를 내 손으로 해결하자’라는 문구는 너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아직 우리 사회가 신경 쓰지 못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조금은 남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내가 접해보지 않았던 로컬을 체험해보고 그 안에서 무언가를 찾아내 해결할 수 있는 활동이라니 너무 대단해 보였다. 지역의 문제를 지역 주민의 도움과 지자체의 지원, 나와 같은 대학생들의 새로운 시각과 아이디어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를 설레게 했다.


6주, 일년을 뛰어넘는 우리의 여정


6주 동안 초면인 누군가와 같이 생활한다는 경험은 흔하지 않다. 연고지가 아닌 곳에서 생전 처음보는 사람들과 프로젝트와 생활을 같이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처음 의성에 도착해 6주간 함께할 사람들을 만났다. 서로 너무 달랐다. 적응할 수 있을까, 친해질 수 있을까,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지만 그 걱정은 금방 사라졌다. 다를 줄 알았던 의성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삶의 장소였고 다른 줄 알았던 사람들은 나와 같이 걱정 많은 대학생이었다.

하루 이틀 함께하면서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습관이 있고 자주 사용하는 말버릇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눈 뜰 때부터 눈 감을 때까지 함께 했다. 비슷한 듯 다른 10명이 모여 생활을 하다 보니 항상 시끄럽고 항상 바빴다. 프로젝트까지 함께하며 너무 오랜 시간 붙어있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다. 서로와 더 오래 함께하니 그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의성을 위한, 우리를 위한, 나를 위한!


저스티스 창, 쉐프, 진끼, 별. 우리 조의 이름은 ‘남대천 가자’이다. 하지 못한 말이 있다면 같이 남대천에 가서 깊은 이야기를 나누자는 의미이다. 다행인지 뭔지 5주간의 문제정의 프로젝트 기간동안 아무도 “남대천 가자!”를 외치지는 않았다.

DSC06613.JPG '남대천 가자' 팀

현장 리서치를 다니며 버스정류장, 경로당, 시장, 길거리 등 다양한 곳에서 의성의 어르신을 만났다. 경로당 어르신들은 윷을 놓으시고 화투를 치시고 두루두루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신다. 몇몇 어르신들은 그런 와중에도 “심심하다.”는 답변을 하신다. 우리 조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우리가 볼 때는 즐거워 보이는 경로당 생활을 왜 심심하다고, 시간을 죽인다고 표현하실까? 고등학생 때부터 나는 노인소외문제에 관심이 있었다. 우리 사회의 초석을 세웠다고 할 수 있는 지금 시대의 노인이 사회적 소수자로 천대받는 세상이 마음 아팠다. 노인인구 비율이 높은 의성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이니 노인관련 문제를 다뤄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우리가 최종적으로 정의한 문제는 ‘공급자 중심의 노인일자리 제공’이다. 문제를 정하고 많은 노인분들, 시니어클럽 관계자, 군청 관계자분을 만나보면서 우리의 이상과 현실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의미 있는 일자리를 원하는 어르신은 많지 않았고, 시니어클럽과 군청도 노력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다양한 관점을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인사이트를 통해 우리의 최종 솔루션이 만들어졌다. ‘청년이 대신 쓰는 시니어 이력서’, ‘노인용 MBTI’를 통해 새로운 노인일자리 사업 기획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중간중간 난관이 많아 솔루션 프로토타입을 여러 번 진행하지 못해서 많은 부분을 시니어클럽에 부탁드리게 되었지만… 나름 의성에 작은 임팩트를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매우 짧게 간추려 적었지만 우리는 아주 많은 고민을 했고 아주아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DSC07146 (1).JPG 남대천 가자 팀이 진행한 소일거리상담소


하면 해, 가면 가!


그 전까지 나는 걱정 많고 고민 많은 겁쟁이였다. 걱정만 잔뜩 하고 결국 도전하지 않는 겁쟁이였다. 로컬임팩트캠퍼스는 나에게 하나의 시도였고 큰 도전이었다. 이번 도전은 성공이었다. 많이 배웠다는 뜻이다. 앞으로의 도전이 모두 성공으로 마무리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괜찮을 것 같다는 마음이 생겼다.

처음 의성에 도착했을 때는 꽁꽁 얼어 있던 남대천 위를 걸었다. 헤어질 때가 다가오니 꽁꽁 얼었던 얼음은 다 녹아버리고 반짝반짝 흐르는 남대천이 되었다. LIC 2기 저스티스 창, 밍, 복희, 에이든, 진끼, 두막, 쉐프, 그레이스, 시소, 운영진 파도, 닿, 앨리스, 대표님과 함께했던 6주는 어쩌면 가장 찬란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원래도 나는 이별을 힘들어했는데 이번은 유독 마음이 복잡했던 것 같다. 너무 행복했던 기억이지만 마냥 즐겁고 재밌기만 했던 시간은 아니었다. 중간중간 지칠 때도 있었지만 함께 하는 많은 사람들 덕분에 끝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 이름보다 “별”이로 더 많이 불렸던 6주간의 추억은 캄캄한 밤에 반짝이는 별을 볼 때마다 떠오를 것 같다!

다들 소중한 인연이 되어줘서 고맙습니다!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어용. 의성에서의 생활은 두고두고 돌이켜볼 소중한 추억일 듯합니다… 다시는 못할 경험이겠지만 그래서 너무 아쉽지만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아쉬움은 여기까지, 추억은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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